한국피플퍼스트 소속 발달장애인 활동가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공보물과 투표용지 제공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피플퍼스트)
6.13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8일 오전 9시경. 문재인 대통령도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삼청동 주민센터를 찾았다. 주민센터 앞에는 일찍부터 한국피플퍼스트 발달장애인 당사자 활동가들이 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글자로만 가득한 공보물과 투표용지가 엄연히 국민으로서 투표권을 가진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이런 것을 그림으로 표시해서, 발달장애인도 이해할 수 있는 그림투표용지를 만들어주세요.”
김대범 피플퍼스트 서울센터 활동가의 제안에 문재인 대통령은 흔쾌히 미소와 악수로 화답했다. 정말 다음 선거부터는 그런 변화를 기대해도 될까?
한국피플퍼스트 활동가들은 시간이 부족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 못한 말들을 청와대 인근 종로장애인복지관에 모여 다시 전했다. 이들은 발달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은 투표 현장으로 인해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피플퍼스트는 8일 종로장애인복지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달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촉구했다.
문윤경 한국피플퍼스트 집행위원은 “발달장애인은 선거 날이 가장 싫다. 집으로 배달되는 공보물은 너무 어렵고, 그걸 보고 누굴 찍어야 할지 몰라 무작정 아무데나 찍기 때문”이라며 “더 화가 나는 것은 발달장애인이 직접 투표하지 못하고 부모님이나 시설 교사들이 시키는대로 투표하는 것이다. 우리는 간섭받지 않고 투표하고 싶다”고 외쳤다.
이들의 요구는 크게 네가지다. 첫째, 발달장애인도 이해할 수 있는 그림과 쉬운 글로 제작된 선거 공보물을 제공하고, 선거 과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각 지역마다 설명회를 개최할 것. 둘째, 발달장애인의 비밀투표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사적인 관계에 있는 부모·사회복지사 등이 아니라 공적 조력인을 투표소마다 배치해 자의로 투표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 셋째, 투표용지에 정당로고, 후보자 사진 등을 넣어서 발달장애인도 쉽게 파악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할 것. 넷째, 이를 위해 공직선거법을 개정할 것.
김정훈 한국피플퍼스트 전국위원장은 “공직선거법에는 발달장애인 선거 접근권을 위한 어떠한 편의제공도 명시되어 있지 않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한다”며 “발달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해 선거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들은 “발달장애인은 유령이 아니다!”라며, ‘가오나시’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종로장애인복지관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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