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요양·장애인복지 등 사회서비스를 정부가 직접 제공하는 방안을 담은 사회서비스원 설립 계획이 애초 취지와 달리 공적 서비스 제공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8일 나온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이슈와 논점' 제1469호는 사회서비스원 관련 정부 계획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분석했다.
사회서비스원은 애초에 2017년 7월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계획으로 제시되어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근거해 지난 4월 11일 「(가칭)사회서비스진흥원 설립방안」(아래 설립방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사회서비스진흥원은 광역지자체가 설립·운영하며, 보육과 장기요양에 대한 국공립시설 직접 운영, 가정방문형 돌봄서비스 제공, 공공센터 운영, 민간 제공기관 운영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또한, 민간 제공기관에도 표준화 지침을 제공하는 등 상담, 자문, 컨설팅 역할을 수행하여 전반적인 서비스 질 향상을 견인하게 된다. 이에 소요되는 재정은 시·도 진흥원은 별도 국고 지원하고, 진흥원 산하 국공립시설·재가서비스 제공기관 등의 개별시설은 자체 수입을 토대로, 즉 독립채산제로 운영한다.
이런 내용을 토대로 지난 5월 4일 국회에 의원입법(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 발의) 형태로 법안이 제출되었는데, 여기서 명칭이 '사회서비스진흥원'에서 '사회서비스원'으로 변경됐다.
복지부의 설립방안에서 가장 큰 문제는 "신규 또는 위탁계약이 만료된 국공립 시설을 진흥원이 직접 운영"한다고 하면서도, "우수한 민간 법인 또는 개인이 운영하는 시설은 계속 운영"한다고 단서를 단 것이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는 "기존 국공립 시설은 위탁 기간이 만료되면 직영 전환이 가능하지만, 일부 시설은 위탁법인과의 관계 등으로 인해 사실상 직영 전환이 용이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즉, 진흥원을 중심으로 통합적인 공적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어려워질 거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그렇다면, 진흥원은 또 다른 수탁 지원기관에 불과하여 통합서비스 제공이나 표준운영모델의 제공·전파를 통한 민간 제공기관의 서비스 질 견인 등의 효과 또한 미미해질 수 있다"고 비판하며 "기존의 민간 중심의 서비스 공급체계를 공적으로 재구조화하는 차원에서 사업 범위를 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진흥원 산하의 개별시설들을 독립채산제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의 문제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저임금제 등 최소한의 법적 기준조차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고지원 없이 자체 수입으로만 시설을 운영하라는 것은 재정 부담을 담보하지 못하는 사업(장애인활동지원사업 등)을 진흥원의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꼬집었다.
이와 함께 보육 및 요양시설처럼 이미 민간 시장이 포화되어 있는 영역에서의 공급체계 전환 방향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보고서는 최근 저출산의 영향으로 어린이집이 4만 4천개에서 4만개 수준으로 줄어든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경영난에 직면한 일부 민간시설들이 지자체에 매매나 임대를 희망하는 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민간 시설을 매입하거나 장기 임대 형태로 국공립 시설을 확충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향후 진흥원 설립 과제의 핵심은 공공인프라 구축, 직접 고용 및 정부·지자체의 재정지원이고, 나아가 시설이든 재가이든 민간자원의 공적 활용"이라며 "이 중 어느 하나라도 간과된다면, 교육, 컨설팅, 인력파견, 네트워킹 등 지원·관리가 진흥원이 수행하는 공적 역할의 전부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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