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초안에서 차별금지를 이야기하며 언급한 성소수자 부분.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서의 성소수자 인권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보다 크게 후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성소수자시민단체가 반발에 나섰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아래 무지개행동)은 26일 청와대 분수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는 인권·시민사회단체들과 18차례의 분야별 간담회를 진행했음에도 시민사회 의견은 물론 UN과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도 상당 부분 반영하지 않았다”고 규탄하며 법무부에 대책을 요구했다.
법무부는 지난 20일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2018~22) 초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5년을 주기로 국가 인권정책 방향을 국내외 밝히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차별금지 항목이다. 계획안은 “성소수자(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등)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종교계 등의 이견이 큰 상황이므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밝힌 뒤, 지난 16년 7월 헌법재판소 군형법 추행죄에 관한 결정례(2012헌바258)를 인용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구 군형법 제92조의5 “계간(鷄姦)이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으로 당시 헌법재판소는 “‘그 밖의 추행’을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것에 대하여 죄형법정주의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고, 군인의 성적자기결정권·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신체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이에 대해 무지개행동은 “최악의 판결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는 헌재의 결정례를 인용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이들은 “심지어 박근혜 정부 초안에도 최소한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국제인권권고들이 따로 정리되어 담겨있었다”면서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의 인권 대상에서 성소수자 인권 항목을 지워버렸다”고 밝혔다. 무지개행동은 “5년 주기마다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인권정책을 수립하는 만큼 그 과정과 내용에 국제인권 권고,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시민사회로부터 수렴한 의견이 반영되어야“ 함에도 현재 안은 범국가적인 인권정책 종합계획으로서 매우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안 수립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간담회 과정에서 성적 소수자 관련 항목이 누락된 것에 대하여 강력하게 항의하여 상호협의 하에 지난 3월 16일 ‘성소수자·병력자 분야’에 관한 간담회를 따로 진행하고 무지개행동의 의견서를 수차례 제출한 바 있다”고 설명하며, “그러나 법무부의 이번 발표안은 계획 수립을 위한 수년간의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것이자 문재인 정부의 인권정책, 기본권 강화라는 정책 기조는 쇼에 불과하였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