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건 속 장애인들 '3대 적폐 폐지' 행진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 기준, 거주시설 폐지 촉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5-24 18:23:48
“오늘은 모두가 우체부가 돼 우리의 염원이 담긴 엽서를 청와대에 전달합시다.”24도의 초여름 날씨,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과 매우 나쁨을 오가는 악조건 속에도
청와대를 향한 장애인들의 행진은 거리낌이 없었다.
24일 오후 3시 광화문역 북측광장에는 ‘장애인과가난한사람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이하 3대적폐공동행동)’ 소속의 장애인, 비장애인 활동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 기준,
장애인거주시설 폐지를 간절히 염원하는 내용이 담긴 엽서를
청와대에 전달하는 제6차 월간행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3대적폐공동행동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이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1842일 간 벌였던 광화문역 지하농성의 정신을 계승하는 연대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3대적폐공동행동은 지난해부터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기준,
장애인거주시설 폐지를 위한 100만인 엽서보내기 운동, 서명운동 및 엽서쓰기 캠페인, 3대 적폐의 염원을 담은 엽서를 모아 매월
청와대에 배달하는 월간행진을 실시하고 있다.
제6차 월간행진은 악조건 속에 치러졌다. 이런 상황을 예견한 듯 일부 활동가들은 중무장을 마친 상태였다.
미세먼지 흡입을 막기 위해 일회용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려는 듯 선글라스도 낀 상태였다. 따가운 햇볕에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선크림을 바른 활동가도 눈에 띄었다.
행진의 경로 역시 짧아졌다. 기존에는 시민들에게 3대 적폐 때문에 고통받는 장애인과 빈민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경복궁역 4거리로 가는 긴 동선을 선택해 행진을 했지만, 이번 제6차 행진은 기존의 동선과 다른 동선을 택해
청와대로 향했다.
장애인 활동가는 3대 적폐 폐지를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본인의 전동휠체어 뒤에 부착해 이동했다. 다른 활동가들은 3대 적폐가 폐지돼야 하는 이유를 본인의 사례를 들며 시민들에게 알렸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양유진 활동가는 “복지부는 지역사회의 여러 복지자원을 연결해 장애인, 노인 등에게 지원하는 내용의 커뮤니티 케어를 추진하고 있다. 탈시설 역시 이 안에서 예산을 당겨서 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복지부가 잡아놓은 예산은 42억 3000만원이고 탈시설 인원은 130명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탈시설 테스크포스팀에서 예산을 늘리고 인원을 늘리는 것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진행과정을 밝혔다.
또한 “
장애등급제가 점수제로 바뀌는 모양새다. 기존의 활동지원서비스 인정조사표와 사회환경 지표가 합쳐진 것 같다. 하지만 점수를 100점 받아도 활동지원서비스를 24시간 받는게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결국 이 상태로 가면 지금 구조에서는 지방자치단체 투쟁을 통해 활보 24시간을 확보해야한다. 등급제가 완전폐지로 가고 있지 않음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은 “내년 10월 주거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기준이 폐지된다. 정부는 오는 8월부터 예비신청을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수급비는 21만 3000원(1인가구, 서울기준)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양의무자기준 폐지가 논의되고 있지만 장관이 바뀌거나 정권이 바뀌면 논의가 없던 것으로 될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고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로드맵을 만들어 제2차 기초생활보장계획에 넣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행진을 마친 공동행동 소속 활동가들은
청와대 직원에게 3대 적폐 폐지의 염원을 담은 엽서 100장를 전달하고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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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