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문대림 제주도지사 후보의 성소수자 혐오발언을 규탄하고 있는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 제주' 활동가들.
6 ·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후보자들이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를 향해 내뱉는 혐오발언에 대한 시민사회의 공동대응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는 지난 25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혐오감시운동의 시작을 알리고 소수자 혐오발언을 쏟아내는 후보들을 뽑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보수기독교계 단체들은 '건강한○○만들기시민(도민)연대' 등의 이름으로 각 지방선거 후보자에게 사실상 소수자 인권에 반대할 것을 압박하는 내용의 설문지를 보내고 설문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설문은 동성결혼 찬성 여부, '성적지향 차별금지' 사유가 포함된 학생인권조례 또는 지방자치조례 찬성 여부, 동성애와 에이즈 관련성에 대한 홍보 지지 여부 등을 담고 있다.
설문 결과, 자유한국당 소속의 상당수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이들의 설문 내용에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혔고, 일부 더불어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이들의 주장에 동조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지사 유력 후보인 원희룡 무소속 후보와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JIBS 주최 토론회에서 각각 "성소수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존재", "사회적 수용성의 문제가 있어 검토가 필요한 존재"라는 발언을 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 네트워크 제주'는 25일 성명서를 통해 "이들의 입에서 나온 말은 성소수자를 동등한 인격의 영역에 두지 않는 말이었다. 지방선거에서 지역을 대표할 후보의 이런 발언은 지역의 주민인 성소수자에게 큰 위협"이라며 "원희룡, 문대림 두 예비후보는 해당 발언에 대해 성소수자 도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28일 기자회견을 연 충남지역 인권단체들은 "충남 지역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괴담에 의해 인권조례 폐지안이 가결되는 참극마저 일어난 바 있다"면서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타인에 대한 증오와 혐오의 언설이 난무하는 장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앞으로 이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지방선거 혐오아웃 신고센터'(bit.y/혐오신고) 사이트를 통해 후보자들의 혐오발언 신고를 받고, 문제의 후보들에 단호히 대처하는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의 지역별 기자회견은 현재까지 제주, 충남, 충북, 울산, 부산, 서울에서 진행되었으며, 30일에 광주, 경기 지역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