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장애인 일자리 여전히 열악하다
작성자 2018-04-11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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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4월20일은 제38회 장애인의날이다. 1981년 장애인의날이 제정된 이후 40년 가까이 흐르는 동안 국내에서 장애인을 위한 삶의 여건과 환경은 큰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이동수단을 비롯해 생활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필자는 뇌병변장애인으로 태어나 60년 세월을 살고 있어 이러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장애인인 필자에게 가장 피부에 와닿는 큰 변화는 장애인을 대하는 비장애인의 의식 변화이다. 1970~1980년대만 해도 장애인의 인격을 존중하는 의식이 비장애인들 사이에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요즘은 비장애인도 장애인을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고 있음을 많이 느낀다. 인간은 타인들로부터 인격적으로 존중을 받을 때 자존감을 느낀다. 신체적 조건이 매우 좋지 않은 장애인이라도 활동보조인이 1 대 1로 매칭되어 일상생활 전반에 대해 돌봄을 받기 때문에 장애라는 제약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전동휠체어 덕분에 이동의 제약을 80% 감소할 수 있어 생활의 지평도 넓어졌다.
그러나 노동시장에서 장애인 일자리는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 의무고용 대상인 정부기관·공공기관·기업의 전체 노동자 중 장애인 고용 비율은 2012년 2.35%에서 2016년 2.66%로 5년간 0.31%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뿐만 아니라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자는 지난해 기준 8632명으로 2013년 4495명보다 무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더구나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 의무할당량 대신 돈으로 때우는 사례가 최근 4년간 급증하면서 그렇게 쌓인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이 9000억원에 이른다고 하니, 씁쓸하기만 하다. 이 같은 열악한 취업 및 노동환경에서 수많은 장애인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정부 차원의 특단의 조치를 촉구한다.
그럼에도 장애인들에게는 좀 더 적극적이고 주체적이며 진취적인 삶을 살라고 독려하고 싶다. 정부가 장애인 복지정책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장애인을 둘러싼 힘겨운 현실의 담장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그 담장을 스스로 뛰어넘지 않고는 평생을 타인에게 의존하며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는 살아생전 얼굴 근육과 눈동자를 제외하고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느 한 곳 본인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었지만 그 절망의 벽을 넘어섰기에 우주과학계에 위대한 성과물을 남겼다. 바람개비는 바람과의 마찰 없이는 돌지 않는다. 우리 장애인들도 수많은 난관과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를 그리며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이성심 | 사)한국뇌성마비복지회 부산지회 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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