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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도 똑같은 사람이다. 무시하지 말라!”

작성자 2018-04-23 최고관리자

조회 261

 

 

 

“발달장애인도 똑같은 사람이다. 무시하지 말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촉구대회 열려
등록일 [ 2018년04월20일 15시43분 ]

1524209588_14999.jpg 조화영 피플퍼스트 회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학 있는 모습이다.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인 20일, 한국피플퍼스트와 피플퍼스트서울센터의 주최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촉구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혜화역 근처 마로니에 공원에 모여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외쳤다.

 

피플퍼스트는 1974년 발달장애인대회에 참가한 당사자가 자신이 ‘정신지체’로 불리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나는 우선 사람으로 알려지기를 원한다’고 말한 것을 시작으로 만들어진 자조모임이다. 현재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전 세계 43개 나라에서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피플퍼스트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2015년부터 피플퍼스트대회를 개최하며 당사자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발달장애인 참정권 보장 △발달장애인이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자리 보장 △발달장애인의 독립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발달장애인들이 크게 침해받는 분야 중 하나는 참정권이다. 이들 중에서는 투표를 아예 포기하거나 시설 관계자가 찍으라고 했던 사람에게 투표한 경험 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선거 공보물, 투표용지 등이 어려운 글로만 작성되어 있거나 투표 과정을 쉽게 설명해 주지 않아 기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이에 피플퍼스트는 2016년부터 선거철마다 각 정당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선관위)에 발달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지난 19일에도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발달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는 그림과 쉬운 글로 제작된 선거 공보물 △선거 과정과 내용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지역 설명회 개최 △공적 조력인 배치를 통한 비밀 투표 보장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진 정당 로고와 후보자 사진 등이 들어간 그림투표용지 등을 요구했다.

 

1524207868_60900.jpg 무대 옆에서 참가자들이 연단에 오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김정훈 한국피플퍼스트 위원장은 “장애인은 선거를 이해할 수 있는 여러 정보를 제공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각 정당에서는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만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이해할 수 있는 선거 공보물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공보물을 제공 받지 못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꼬집으며 각 정당과 선관위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발달장애인들의 특성에 맞는 일자리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4월 제정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한 직업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들에게 특화된 직업훈련을 하는 직업재활시설을 설치하거나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3년이 지났음에도 정부가 충분한 예산을 배정하지 않아 지난 2일 전국의 발달장애인과 그 부모들 209명은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 사업 확대 등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외치며 삭발한 바 있다.

 

조화영 한국피플퍼스트 회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발달장애인과 모든 장애인들을 존중해준다고 했다. 장애인 일자리도 많이 만들 것이라고 했는데 기억하느냐”고 물으며 “우리는 사람이다. 꼭 복지관에 다니거나 똑같은 직업 훈련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여가활동과 다양한 서비스 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일자리 천만 개, 서비스, 상담 등 발달장애인과 중증장애인 모두가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달라”고 하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1524207996_15322.jpg '발달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
 

이어 참가자들은 발달장애인의 자립권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성인 발달장애인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비장애인과 달리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라는 딱지다.
 
김영래 한국피플퍼스트 경남회장은 “발달장애인도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나중에 부모님들이 안 계시면 우리가 스스로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도전하기도 전에 미리 해주시거나 조금만 어려워 보여도 먼저 다가와서 문제 해결을 해주시니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도 부모님, 선생님에게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 해보는 연습을 많이 하고 싶다. 부모님과 선생님이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에게 필요한 활동을 우리가 직접 할 기회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요구하며 “정부가 발달장애인들에게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부모님, 선생님께 의지하지 않는 것을 연습할 수 있는 자립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밝혔다.

 

1524208032_75901.jpg '발달장애인에게 오래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를 달라'는 손피켓을 한 참가자가 들고 있다.

1524208257_97675.jpg '발달장애인도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라는 내용의 손 피켓을 들고 있다.

 

< 발달장애인 권리 요구안 >

 

하나, 더 이상 감옥 같은 생활시설에 발달장애인을 가두지 마라

하나, 발달장애인에게 오래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를 달라

하나, 발달장애인에게 활동보조시간을 필요한 만큼 늘려 달라

하나, 대한민국은 발달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이 여가 활동을 할 수 있게 해 달라

하나, 발달장애인도 길을 잘 찾을 수 있게 알기 쉬운 안내 표지판을 만들어 달라

하나, 대한민국은 장애인 연금을 올려 달라! 많이! 엄청 많이!

하나, 모든 발달장애인에게 성폭행이나 구타를 하지 말라

하나, 우리들이 노력하고 일한 만큼 월급을 달라

하나, 대통령은 발달장애인과 자주 만나서 대화하라

하나, 발달장애인도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

하나, 발달장애인에게 이해하기 쉬운 공보물과 그림 투표용지를 제작해달라

 

2018년 4월 20일

한국피플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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