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각장애인도 일할 수 있나요? “당연하죠”
작성자 2024-01-05 최고관리자
조회 257
13주 동안 ‘맞춤형 구직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직업훈련을 마치고
시각과 청각 손실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시청각장애인의 자립을 위해서는 의사소통에 필요한 촉수화·점자 교육과 점자정보단말기 사용 교육이 필요합니다. 또한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는 직업훈련과
고용 연계가 필요합니다.
올해 7월 서울시 지원(복권기금)을 통해 개소한 밀알복지재단의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는 9월부터 9주 간 국내 최초로 시청각장애인 직업훈련을 통해 취업까지 연계하는 ‘시청각장애인
맞춤형 구직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시청각장애인 직업훈련 모습.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센터는 교육생을 대상으로 취업 준비도 검사, 나의 흥미, 적성, 성격 탐색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내가 취업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나에게 맞는 직업은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교육생마다 의사소통 방법이 다르다 보니, 그에 따라 프로그램을 3개의 반으로 분반해서 진행하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장애인 대상 프로그램들은 집체교육이 가능하지만 시청각장애인의 경우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번 구직역량 강화 프로그램에는 농기반 시청각장애인(농인으로 살아가다 시각장애가 발생해 시청각장애인이 된 장애인) 4명과 맹기반 시청각장애인(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가다 청각장애가 발생하여
시청각장애인이 된 장애인) 1명이 신청했는데, 신청한 분들의 주 의사소통 수단이 달랐습니다.
농기반 시청각장애인 4명 중 3명은 1:1 촉수화(상대방의 수어에 손을 접촉하여 촉각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의사소통 수단) 통역사가 필요했고, 1명은 근접 수어를 볼 수 있어 수어 통역사가 필요했습니다.
맹기반 시청각장애인은 난청전맹(잔존청력의 활용은 가능하나 시력은 전혀 활용할 수 없음)으로 교육 시 바로 옆에서 큰소리로 교육 내용을 전달해야 했습니다.그렇게 3개로 반을 나눠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이후에는 4주 간의 점자명함 제작을 위한 직업훈련이 진행됐습니다. 교육생들은 누구보다 열의를 가지고 열심히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습니다.
점자명함 제작 훈련 모습.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시간이 흘러 12월 초에는 직업훈련을 무사히 수료한 교육생들의 수료식이 있었습니다. 9주 동안의 구직역량강화 프로그램과 4주간의 점자명함 제작을 위한 직업훈련 과정을 모두 마친
김소영 님(전농전맹), 김지현 님(전농전맹), 김재희 님(전농약시)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총 13주의 직업훈련을 해낸 이들은 이전보다 자신감과 근로 의지가 크게 향상된 모습이었습니다.
김소영 님은 “직업훈련을 통해 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지게 되었다”며 “취업을 해서 노후도 준비하고 10년 후 직업인으로서 여유로운 생활을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날 수료식에는 밀알복지재단 정형석 상임대표를 비롯해 이번 구직역량 강화 프로그램 마련에 크게 기여한 이효성 박사와 김영준 박사, 지난 10월 업무협약을 맺은 도서출판점자의
김동복 대표도 함께 자리해 축하했습니다.
도서출판점자 김동복 대표는 “지난 10월 업무협약을 체결할 때,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가 전문적인 직업훈련과 직무 개발이 가능하도록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그 이후 짧은 시간 안에 시청각장애인 직업훈련을 시작, 수료하신 모든분들이 직업능력이 향상된 모습을 보면서 제가 더 기뻤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동복 대표는 이날 수료생 중 하나인 김소영 님의 취업 확정 소식을 깜짝 발표해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김소영 님도 취업이 되었다는 소식에 크게 기뻐했고, 함께한 다른 수료생들도
김소영 님을 축하했습니다.
‘시청각장애인 맞춤형 구직역량 강화 프로그램’ 수료식.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또한 직업훈련을 통해 수료생의 취업까지 연계하게 돼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올해 처음 시작한 직업훈련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센터는 앞으로도 시청각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예정입니다.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는 시청각장애인이 그저 도움만 받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의 영역에서 주어진 일을 해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시청각장애인도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이 되는 그날까지,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글은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홍수경 대리가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