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고통 ‘환상통’과 ‘거울상자요법’
작성자 2023-10-05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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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만난 A 씨는 손가락이 절단된 경증장애인이었다.
“한 번씩 손가락이 가려워서 미칠 지경입니다.”
교통사고로 왼손의 손가락 3개가 절단된 지체장애 6급이었는데 지금은 경증장애인이었다.
아무튼 손가락이 절단되고 없음에도 없는 손가락이 가려우니 미칠 지경이라고 했다. 남아 있는 부분을 긁어보기도 하고 미치고 폴짝 뛸 상황이었으나 어찌할 방법이 없어서 멍하니
바라보다가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기도 했다고 한다.
필자도 치료법은 잘 모르고 거울상자요법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다고 했더니, 처음 듣는 얘기라며 상처 치료 후에 병원에는 안 가 봤다고 했다.
그러고는 잊고 있었는데 우연히 텔레비전 에버채널에서 환상통을 하고 있었다.
에버채널 방송이 끝나고 본 방송을 찾아보았다.
백만불 미스터리 환상통. ⓒSBS
‘백만불 미스터리’ SBS 2003. 05. 12. ~ 2005. 04. 18. 94부작
“국내외의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한 사건을 집중적으로 취재해 방송하는 본격 미스터리 프로그램”
필자가 에버채널에서 본 환상통 ‘백만불 미스터리’는 2005년 2월 14일에 제85회로 방송되었고 정재환과 유선이 진행하였다.
사라진 신체 부위에서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느껴진다는 환상통!
어떻게 존재하지 않는 신체부위에서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것일까?
환상통의 확실한 원인이나 그 메커니즘에 대해서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대부분의 절단장애인은 환상통을 느낀다고 했다.
대부분의 절단 환자가 느낀다는환상통. ⓒSBS
환상통(幻想痛, Phantom Pain) 혹은 환지통은 극도의 통증을 느꼈던 부위나 절단된 부위에서 주로 발생하며, 교통사고나 절단 사고를 당한 환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절단부 통증과는
다르며, 절단 환자들 대부분이 겪는다고 한다.
환상통을 앓는 사람들은 해당 부위에서 가벼운 불편감부터 극도의 아픔까지 통증을 느끼거나 더위나 추위, 간지러움, 압착, 쓰라림, 쑤시는 아픔 혹은 짓누르는 감각 등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해당 부위가 운동을 하는 뜻한 감각을 느끼기까지 한다고 한다.
필자가 알고 있는 절단장애인은 거의 다 환상통을 느끼고 있는데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서로가 환상통을 공유하고 있기에 서로 위로하며 환상통이 사라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환상통을 호소하는 사람. ⓒSBS
통증 의학에서는 운동감각의 왜곡은 신체의 운동을 인지하는 감각 즉 시각 · 평형감각 · 촉각 등의 공간인지 감각의 왜곡이며 체표면 감각의 왜곡은 존재하지 않는 신체 부위에서 따끔거림이나 저림, 덥거나
찬 감각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관계자들은 여러모로 환상통의 원인을 찾고 있다. 환상통은 절단 전에 겪은 극심한 고통을 뇌가 기억해 절단 후에도 뇌는 지속해서 그 고통을 기억해서 일어난다고 했다. 그래서 환상통을 정신 신체적 질환으로 여기며
그 원인을 심리적 요인에서 찾고자 하였다.
환상통은 뇌의 착각이다. ⓒSBS
일부에서 환상통은 뇌의 기억이 만들어낸 착각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서 아무 감각이나 자극이 없어도 뇌에서는 신경 활동이 계속되는 거니까 없어진 신체 부위에서도 통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능력학회에서는 팔과 다리가 잘렸다고 하면 우리 눈에는 그 구조물이 사라졌지만 절단된 신체 부위에서도 기의 흔적은 남아 있으므로 그 부분에서 통증을 느끼는 거라고 했다.
절단된 부위에서도 기는 나온다. ⓒSBS
환상통에 대해서 여러 학자가 제각기 원인을 들고 있지만, 아직 ‘이것이다’라고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환상통으로 고통받고 있다.
그런데 20년이 되어도 아직도 여전히 환상통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환상통의 고통이 조금씩 옅어진다고 했다. 그리고 장애인 하키선수 등 운동에
열중함으로써 환상통을 잊고 지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어린 나이 특히 열다섯 살 미만에 손발이 절단된 사람들은 거의 환상통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환상통이 없어진 것 같다는 하키선수. ⓒSBS
환상통은 원인도 잘 모르지만, 완치도 어렵다. 그러나 환상통은 대체로 시간이 흐르면서 약화하므로 대증요법으로 증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상당히 개선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하키 등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려서 환상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백만불 미스터리’에서 환상통은 2005년 2월 14일에 제85회로 방송되었다. 방송 당시에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모양이지만,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뇌의학을 연구하는 인도 출신의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Vilayanur Ramachandran) 박사가 거울상자요법으로 환상통을 깔끔하게 해결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의사요한’에서 환상통을 치료하는 거울상자요법. ⓒSBS
거울상자요법이란 거울상자 안에서 반대쪽 팔을 거울에 비춰서, 마치 잃은 팔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환상통과 맞춰서 이리저리 동작하며, 그것이 잃은 팔로 하는 동작이라고 자기 암시(?)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어떤 원리로 효과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당장 근질거리는 팔을 움직이는 척이라도 해서(없어서 안 움직이니까) 답답함에서 오는 고통을 해소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획기적인
치료법이라는 것이다.
노벨상(Nobel)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웨덴의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이 기부한 유산 3,100만 크로나를 기금으로 하여 노벨재단(the Nobel Foundation)이 설립된 후 1901년부터 매년 인류의
복지에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에 6개 부분(문학, 화학, 물리학, 생리학 또는 의학, 평화, 경제학)에 대한 수상이 이뤄진다. 우리나라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뇌가 기억하는 잃어버린 흔적. ⓒSBS
노벨상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자 이에 맞서는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이 제정되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유머 과학잡지인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AIR)’가 과학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1991년 제정한 상이다. `다시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기발한 연구나
업적을 대상으로 매년 10월경 노벨상 발표에 앞서 수여된다고 한다.
이그노벨상은 노벨상을 패러디하여 만든 상으로, 연구적 가치보다는 기발하고 웃기지만 학술적으로도 유의미한 연구에 주는 상인데 라마찬드란의 거울상자요법이 2016년 이그노벨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참고로 2023년 이그노벨상은 지난 9월 15일 ‘스마트 변기를’를 개발한 한국인 박승민 박사가 수상했다고 하는데 한국인으로서는 다섯 번째 수상자라고 한다.
환상통은 예방이 중요하며 통증 치료를 먼저 하고 나서 절단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환상통의 발생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리고 현재 환상통을 치료하는 방법은 거울상자요법이라고
하는데, 거울상자요법이 많이 알려져서 보편화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절단은 아니지만 교통사고나 산업재해 등으로 신경이 마비되어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는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팔과 다리가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음에도 가끔 환상통 같은 경련이 일어나는데
거울상자요법이 활성화되면 이런 경련도 치료될 수 있지 않을까.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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