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 장애인 변호사 ‘비현실적’ 소재 아니다
국내에 없을 뿐 해외 실제 자폐인 변호사 있어
자폐인 연기자 배출 한국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7-08 14:45:36
최근 저희 쪽도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이래저래 말이 많은 것입니다. 자폐성 장애를 다뤘다는 점과 자폐인 캐릭터에게 생소한 법정물이라는 점, 두 가지가 재미난 시너지로 화제를 모았고, 제게는 아직도 이전 작품인 SBS ‘스토브리그’에서의 ‘선은 니가 넘었어!’와 ‘경솔한 XX’ 대사, 특히 ‘경솔한 XX’ 대사는 배우가 직접 애드리브로 추가한 것이니 연기력 하나는 인정할만한 박은빈의 연기가 조화를 이루며 본격적인 서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자폐인으로서 궁금해졌습니다. 어쨌든 외국에도 자폐인 변호사가 있나 싶었는데, 영어로 검색을 해보니 해외에는 자폐인 변호사가 ‘실제로’ 있었습니다.
미국 포보스지는 2019년 온라인판을 통해 NBC 방송은 자체 프로그램 ‘Today’를 통해 헤일리 모스(Haley Moss)라는 여성 변호사를 소개했습니다. 왜 소개했냐면, 아마 우영우 변호사의 모티프는 그녀가 아닐까 싶어서입니다. 헤일리 모스는 미국에서 최초로 자폐인임을 공개하고 활동하는 변호사이기 때문입니다.
2019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미국에서도 보기 드문 변호사이기도 합니다. 미국도 여성 변호사가 적은 편인데, 거기에 장애인 변호사는 더 적고, 거기에 발달장애인 출신은 역사상 최초이니 그런 것입니다.
아직 그녀의 사법 활동 이력에 대해서 딱히 나온 이야기는 없지만, 해외에도 여성 자폐인 변호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확실한 듯합니다. 즉, 우영우 변호사는 대한민국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해외에는 유사 사례가 있다는 점을 봐서 비현실적인 소재는 아닌 듯 합니다.
실제로 KBS를 시작으로 전 세계적인 포맷으로 성장한 드라마 ‘굿 닥터’에서는 자폐인 의사가 등장하는데, 실제로 해외에는 ‘Autistic Doctors International’라는 국제 자폐인 의사 모임이라는 존재한다고 합니다. 지난번에 estas가 참가한 것으로 화제를 모은 란셋 보고서 파동에 대한 국제 자폐인 성명서에 서명한 것으로도 estas에서 많은 인지를 하였습니다.
즉, 자폐인 전문직이 등장한다고 해서 비현실적인 소재가 될 수 없다는 사실만은 해외사례 검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난번 tvN ‘우리들의 블루스’의 정은혜 같은 발달장애인 배우가 직접 발달장애인 연기를 하는 사례가 아직 부족한 원인은 자폐인, 그것도 자폐인으로서 예술대학을 나왔던 사람으로서 솔직히 평가하면, ‘발달장애 당사자 배우가 거의 없어서’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 중에 배우를 할 수 있는 역량의 인물은 극히 드물고 발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정은혜는 일전에도 연기 경험이 있었다고 하는 등 일종의 ‘이번에야 인기를 끈 무명배우’에 가까웠던지라 사실상 기존 배우를 차출한 것에 가까운 셈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자폐성 장애를 가진 배우는 할리우드 스타 대릴 해나 같은 사례는 있습니다만 하여튼 한국에서 딱히 등장할 만한 배우는 없습니다.
결국 한국 발달장애계에 그렇게 주어진 사실은 자폐인 예술 활동 분야를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확실할 것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자폐인 배우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부분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별나도 괜찮아’의 시즌 2 이후부터는 자폐인 당사자 배우를 단역 등의 형식으로 출연하게 되었는데, 이를 위해 연기가 가능한 자폐인들이 모여있는 프로젝트팀의 협조를 받아 주인공의 친구 형식으로 출연하는 형식으로 이런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자폐인을 배우로 육성하는 프로젝트 그런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자폐인들이 연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발달장애 예술계는 아직 악기 연주, 회화 등 아직 협소한 분야의 예술만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최근에야 성악 이런 것 등에게도 진출하기 시작했지만, 연기 분야에서는 아직 등장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폐인 배우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가동할 시점도 다가올 것입니다. 일단 가장 필요한 것은 자폐인이 연기 이론과 실제를 체계적으로 교육받을 시스템의 확보일 것입니다. 특히, 예술대학에 자폐인이 입학하여 교육받는 방식을 지지합니다. 저도 엄격히 말하면 예술대학(저는 상명대학교 영상학부 사진영상미디어전공 출신입니다.)을 졸업한 예술인(사진가)이니 말입니다.
일단, 자폐인 배우를 등장시키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그에 걸맞은 자폐인 배우를 육성하는 것인데, 일단 그런 재능이 있는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가장 급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예능인’은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솔직히 ‘깔때기’를 대자면 발달장애계에서 제가 소위 ‘예능감’이 있어 보이는 기질이 있다고 평가받았으니 말입니다! (자폐인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고 싶으면 일단 저를 불러주시기를…. 재미있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아직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실제 자폐성 장애 사실을 잘 반영했는지는 평가할 수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직 드라마 전개가 서사 구조에서의 ‘절정’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완벽한 전체 내용과 서사 구조가 공개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이 ‘절정’ 부분이 지나가고 ‘하강’이나 ‘결말’, 최소한 마지막 화 직전 정도에서야 제가 평가 결론을 요약한 이야기를 해드릴 것 같습니다. 일단, 저도 녹화된 영상을 보고 이야기하겠습니다. 가만, 제가 회원비를 냈었기는 하는데 넷플릭스 계정이 뭐였는지 일단 확인해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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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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