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설' 휩싸인 이준석.. 시민들, '반혐오'로 뭉치다
작성자 2022-04-05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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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시위에 연대와 후원 이어져.. 차별의 승인과 시민의 각성, 무엇이 강해질까
[박정훈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 남소연 |
최근에는 이 전 대통령에 이어 새로운 요정이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바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다. 6일 동안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려 19개의 글을 쓰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이동권 시위를 폄하하고 공격한 이 대표의 발언으로, 그동안 시민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하던 이동권 시위가 정치권의 가장 큰 이슈가 됐다.
이 대표의 주장에 반박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언론 역시 왜 '이동권 시위'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당 내에서도 이 대표의 언행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며 오히려 이 대표가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인 꼴이 됐다.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이형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삭발식을 하고 있다. |
ⓒ 이희훈 |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이형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삭발식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 이희훈 |
전장연 이동권 시위 등 장애인 단체의 인권운동을 2010년부터 기록해온 진보 장애인 언론 <비마이너>에 대한 후원도 늘어나고 있다. 강혜민 <비마이너> 편집장은 "재정 담당자가 아니라 후원금이 얼마 들어왔는지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최근 SNS에서 <비마이너>에서 펴낸 <유언을 만난 세계>라는 80~90년대 장애해방열사들을 다룬 책을 읽으라고 소개하는 분들을 봤다. 지난 역사를 찾아보면서 장애인들이 어떻게 싸웠는지 알고 부채감과 미안함에 전장연과 <비마이너>를 응원하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밝혔다.
강 편집장은 "과거에는 '장애인이 지하철을 못 타서 불쌍하다'라는 단편적인 사실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장애인들에게 (이동권의 제한은) 일생에 거쳐서 발생하는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사건이라는 걸 알게 된 분들이 많아 보인다"라며 "또한 이 문제는 정부와 정치가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이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라고 전했다.
"2030여성이 이재명 후보에게 결집할 것이다라는 것은 굉장히 어이 없는 것이 (...) 여성을 비하하는 욕설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2030 지지층이 여성이 이재명 후보를 찍기가 어려운 것이고, 여론조사표를 봐도 진보진영 여성 유권자들은 심상정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성이 여러 조사에서 나오고 있고..."
(2월 25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중)
(진중권씨가 2030 여성 투표 경향에 대해 묻자) "그런데 제가 봤을 때는 항상 어떤 안티 성향의 투표 성향 같은 경우에는 생각보다 강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지금 각종 조사에서 여성의 투표 의향이 남성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고 있는데 저는 그런 조직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이 온라인에서는 보일 수 있겠으나 실제 투표 성향으로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3월 8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 중)
이러한 '반 이준석' 흐름에 대해 정주식 <직썰> 편집장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리주의'를 주장했던 영국 철학자 제레미 벤담을 언급하며 "이준석의 정치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쓸모가 없으나 그걸 밟고 일어나는 사람들에 의해 쓸모가 생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편집장은 "전장연이 '선량한 시민 최대 다수의 불편을 야기했다'라는 이준석의 말은 '도덕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제레미 벤담의 말을 변용한 것"이라며 "벤담의 공리주의는 유일하게 이준석의 정치를 설명하는 정치사상이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이 논리의 맹점을 알아챌수 있다. 오직 집단의 행복 총합에만 관심을 두는 벤담의 이론은 필연적으로 개인을 짓밟는다. 이때 다수의 행복에 의해 짓밟히는 개인은 집단의 소수자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이형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삭발식을 마치고 지하철을 탑승 하고 있다. |
ⓒ 이희훈 |
그러나 현 상황을 마냥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차기 여당을 이끌 이준석 대표의 발언들이 장애인이나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승인'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는 "워낙 발언의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 혐오와 부정적인 의견들이 함께 결집되고 있다"라며 "차별적인 생각이나 표현에 대해 예전에는 자기 점검을 해야 했는데, 이제는 마치 그런 말을 해도 되는 것처럼 (이 대표의 글들이) 승인해주는 꼴이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배 부대표는 "이 대표의 글 밑에 달린 수백개의 댓글들을 살펴보면 굉장히 혐오의 수위가 강하다. 이런 발언들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사회에서는 결국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장애 당사자이자 또 여성으로 공포스럽다"라며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내서 극단화 현상을 막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치가 책임의식과 대안을 갖고 장애인 이동권을 비롯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이를테면 전장연의 요구 중에 어떤 것은 당장 수용이 가능하고, 어떤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대안을 찾아보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정치권이 감정적인 언사만 토해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승강장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선전전을 하며 부착한 스티커가 겹겹이 붙어 있다. |
ⓒ 이희훈 |
출처 : https://news.v.daum.net/v/202203301954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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