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체육이 尹당선인께 바란다" 베이징패럴림픽 태극전사들의 소망
작성자 2022-03-22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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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장' 윤경선 대한장애인컬링협회장 "실업팀 창단 기업에 세제 혜택 등 지원"
장애인 종목 단체장이자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당선인께 가장 먼저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장애인체육 실업팀 활성화를 위한 지원 확대다. 패럴림픽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실업팀 창단이 절실하다. 2021년 12월 말 기준 장애인체육 실업팀은 26개 종목 총 98개(공공기관 8개, 민간기업 9개, 지자체 22개, 시도지회 59개)다. 436명의 선수가 실업팀 소속이다. 그나마도 동계 실업팀은 노르딕스키(창성건설), 아이스하키(강원도청), 알파인스키(국민체육진흥공단), 휠체어컬링(서울시장애인체육회, 창원시장애인체육회, 강원도장애인체육회) 등 4개 종목 6개뿐이다. 이름만 실업팀인 경우도 허다하다. 각 지자체 조례상 장애인실업팀 설치 근거가 미약하고, 대다수 선수들은 1년 계약직이다. 실업팀 재정이 열악해 적정 수준의 선수 연봉 및 수당 지급에도 한계가 있다. 우수선수 영입 및 동기 부여가 힘든 실정이다. 선수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마음껏 즐기고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실업팀이 필요하다. 실업팀 확대를 위해선 국가의 지원이 절실하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장애인체육을 더 많이 후원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 제도를 강화해주면 좋겠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0조 '직장 체육의 진흥'에 의거, 1000명 이상 공공기관(54개) 중 실업팀을 운영하지 않는 공공기관(41개)의 경우 장애인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법 준수 및 경영평가 반영을 통해 장애인 실업팀 창단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민간기업의 관심 제고를 위해 지원 혜택도 확대했으면 한다. 조세특례제한법 제104조의 22 '기업의 운동경기부 설치운영에 대한 과세특례' 2항, 장애인운동경기부의 운영에 드는 비용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용의 100분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규정을 '외국법인'까지 확대하거나, 법인세 공제비율을 상향조정하는 등 민간기업 팀 창단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검토해주셨으면 한다. 정부 차원의 홍보와 독려가 필요하다.
신영용 광주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부단장' 신영용 광주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동네 체육관, 장애인 의무 할당제 도입"
지방체육회를 대표해 '평창패럴림픽 레거시' 반다비체육센터의 효율적 건립과 기존 체육시설의 효과적 활용에 대한 제안을 드린다. 평창 이후 정부는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반다비체육센터 150개 건립을 약속했고 현재 73개소가 확정됐다. 정부에서 30억~40억원을 지원하고 지자체에서 40억원을 매칭하는 방식인데 사실 서울, 수도권이나 광역시에선 땅값도 안되는 금액이다. 장애인체육시설은 주차장도 넓어야 한다. 장애인 대다수가 수도권, 광역시에 거주하는데 '반다비' 대다수는 시군구쪽에 지어지고 있다. '장애인 누구나 집 근처에서 운동한다'는 정책 취지에 맞지 않는다. 비장애인 시설을 리모델링해 '반다비'로 명명하는 편법도 있다. 이왕 장애인들을 위해 짓기로 한 거라면 정말 잘 지었으면 좋겠다. 얼마전 광주 남구 반다비체육센터가 첫삽을 떴다. 정부지원 40억원에 광주시가 70억원, 남구에서 30억원을 내 총 140억원으로 공사에 착수했다. 조망 좋은 곳에 최고의 시설을 구비할 계획이다. 단순히 '150개' 숫자 맞추기가 아니라 천년만년 가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제대로 된 체육시설을 짓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 반다비 신축도 중요하지만 동네 기존 체육관 활용도 중요하다. 체육시설에 대한 장애인 의무 할당제를 제안한다. 하루 2~3시간을 장애인들을 위해 비워주는 제도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시간, 같은 시설을 쓸 경우 속도가 맞지 않는다. 파크골프의 경우, 장애인조가 뒤따라오는 비장애인조에 쫓겨 불안해서 잘 못친다. 기존 시설을 더 잘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전국 체육관에 무장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주면 좋겠다. 또 지역 장애인체육 활성화를 위한 시군구 장애인체육회의 확대 설립도 필요하다. 현재 전국 226개 시군구 중 60.2%에 달하는 136개 장애인체육회가 설립돼 있지만, 여전히 시군구 장애인체육회가 없는 지역이 많다. 올해 지방선거를 계기로 새로 선임되는 기초단체장들을 통해 시군구 체육회 확대와 이를 통한 지역 주민의 체육참여 확대가 이뤄졌으면 한다.
한민수 파라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세계 4강' 한민수 감독 "실업팀 창단-17개 시도 링크장 건립"
'세계 4강' 파라아이스하키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인프라 구축, 실업팀 창단이 절실하다. 평창패럴림픽 사상 첫 동메달은 강원도청 창단으로 가능했다. 2006년까지 도쿄 클럽팀에 0대5로 지던 팀이 2008년 세계선수권 B풀에서 우승하고 2010년 밴쿠버패럴림픽에 자력 진출하고 2018년 평창에서 동메달로 정점을 찍고, 2022년 베이징에서 4강을 지켰다. 이제 선의의 경쟁구조가 필요하다. 현재 파라아이스하키대표팀은 강원도청 선수들에 동호인 선수 5명이 더해진 구조다. 이대로는 안된다. 제2의 실업팀이 생겨야 강원도청도 더 강해진다. '세계 최강' 미국, 캐나다의 경우 영보이, 올드보이가 각각 1000명 이상이다. 미국은 각 지역 NHL 구단들의 지원을 받아 매년 50경기 이상 리그전을 치른다. 우리도 반드시 한 팀이 더 있어야 한다.
동계종목 인프라 구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설이다. 이미 73개소 건립이 확정된 전국 반다비체육센터에 아이스하키 링크장은 하나도 없다. 이천선수촌 아이스링크도 지어지지 않았다. 촌외훈련이 불가피했고, 선수촌 영양식과 수준 높은 치료 등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평창패럴림픽 동메달 후 열성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던 우리 종목이 배제된 데 대해 선수들의 실망감이 컸다. 이제 우리 목표는 더 커졌다. 17개 시도 반다비체육센터에 링크장을 건립해주셨으면 좋겠다. 단지 좋은 성적, 메달 획득만이 목적은 아니다. 대한민국 260만 장애인 중 95%가 중도장애인이다. 이들에게 스포츠는 새로운 삶을 여는 통로다. 이종경 선수가 "나중에 하늘나라에 가서 '나는 장애인의 삶, 비장애인의 삶, 두 가지의 삶을 살았다. 파라아이스하키 선수로 산 장애인의 삶도 나쁘지 않았다'고 말할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 스포츠를 통해 활력을 얻고 자신감을 되찾고 사회성이 생기고 삶의 질이 올라간다. 전국 '반다비' 아이스링크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비장애인, 장애인들이 함께 파라아이스하키를 배우고, 꿈나무 선수도 발굴하고, 자연스럽게 인식개선도 이뤄지고, 은퇴선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이 링크장을 중심으로 17개 시도 리그전도 가능하다. 우리는 잘할 준비가 돼 있다.
신의현 노르딕스키 국가대표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평창패럴림픽 금' 신의현 "장애인 의무고용제와 스포츠의 윈-윈"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를 장애인체육 발전에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드린다. 저는 평창패럴림픽을 앞두고 노르딕스키 실업팀 창성건설이 창단하면서 안정적인 환경에서 사상 첫 금메달까지 딸 수 있었다. 당장 실업팀 창단이 어렵다면 각 기업들이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를 적극 활용하도록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독려했으면 좋겠다. 장애인 의무고용 대신 벌금(장애인고용부담금)으로 때우는 기업들이 더 많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 제도를 잘 활용하면 기업과 장애인체육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 오전엔 비장애인들과 함께 일하고, 오후엔 각자의 목표를 위해 훈련하고, 회사의 이름을 걸고 대회에 출전해 회사 홍보도 하고, 선수층도 두터워지고, 장애인선수로서 삶의 활기와 더불어 자부심도 생길 것이다.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를 잘 활용해 후배 선수들이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정부에서 적극 지원해주셨으면 한다.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운동을 통해 건강해지면 결국 사회가 건강해진다. 장애인들의 의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또 평창올림픽과 평창패럴림픽이 나란히 갔듯이 올림픽기념관과 패럴림픽기념관도 공존하길 희망한다. 패럴림픽의 역사도 똑같이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노르웨이, 캐나다 등 스포츠 선진국에 가보면 장애인 스포츠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장애가 '있고 없고'일 뿐, 모든 스포츠 환경은 똑같다. 똑같은 시선과 인식으로 장애인선수들을 차별없이 바라봐주길 바란다.
지난 베이징패럴림픽 기간 국가적 관심이 평창 때보다 줄었지만 선수들은 이해한다. 코로나 시국에 선거도 겹치고 다들 먹고 살기 팍팍한 가운데 당연히 자신의 삶이 우선이다. 삶이 풍요로워지고 여유가 생기면 올림픽처럼 패럴림픽도 신경 쓸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우리가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잘해야 한다. 더 잘할 수 있도록 정부도 관심을 갖고 환경을 조성해주셨으면 한다.
10여 년 전 올림픽·패럴림픽을 모두 뛰는 '남아공 육상선수'(오스카 피스토리우스)를 TV로 보며 두 다리가 없어도 운동할 수 있다는 걸 알았고, 나도 한번 해볼까 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하다보니 어느새 의족을 후원받는 국가대표가 됐고, 세계 정상에도 섰다. 마음을 움직이는 미디어의 역할은 그래서 중요하다. 실의에 빠진 중도 장애인들이 꿈과 희망을 갖도록 미디어를 통해 운동하는 장애인, 패럴림픽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주셨으면 한다. 중3 큰딸(신은겸)도 대전체중 태권도 선수다. 장애인, 비장애인 체육 모두 어린 꿈나무 선수들이 행복하게 운동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길 소망한다.
베이징패럴림픽 휠체어컬링 국가대표 백혜진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휠체어컬링 국가대표 백혜진 "여성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는 나라"
베이징패럴림픽에서 우리나라 여성선수는 31명 중 2명이었다. 더 많은 여성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스포츠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면 좋겠다. 저는 동호인팀 '의정부 롤링스톤'으로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영예를 누렸다. 하지만 경제적 기반이 없다면 운동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아시다시피 동호인팀의 경우 수입이 없다. 지역 이동이 많은 컬링의 경우 유류비, 식대도 들고, 이동시간도 상당하다. 직접 운전하거나 태워줄 사람이 없는 경우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의정부 컬링장에서 이천선수촌까지 가려면 남양주에서 택시를 갈아타야 한다. 의정부, 남양주, 이천 각 지역마다 신청을 따로따로 해야 한다. 이동 자체가 어렵고 번거롭다. 웬만한 의지가 아니면 혼자 운동을 하기 힘든 환경이다. 동계 스포츠의 경우엔 진입 장벽도 높다. 그러다보니 휠체어컬링 8년차인 내가 아직도 막내다. 젊은 여성 선수가 없다. 아쉬운 부분이다.
각 지자체 직장운동경기부의 경우 장애인선수들에 대한 처우 개선도 시급하다. 컬링의 경우 지자체 실업팀에서 장애인선수들의 월급여는 220만원 내외다. 비장애인 컬링 선수들의 연봉이 5000만~6000만원이라면 장애인선수는 3000만원 내외다. 차이가 크다. 장애인선수들 중 기초수급자의 경우엔 실업팀에 입단할 경우 수입이 오히려 줄어든다. 이 때문에 입단을 기피하는 일도 있다. 실업팀에 입단하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경제적인 부분을 포기해야 하니 당연히 고민하게 된다. 똑같이 땀 흘리는 장애인, 비장애인 선수들의 처우를 똑같이, 아니 비슷하게라도 맞춰줬으면 한다.
또 저변 확대와 인식 개선을 위해 미디어에서 패럴림픽 같은 대회를 더 많이 중계해주고 알려줬으면 좋겠다. 나도 2014년 소치패럴림픽을 보고 휠체어컬링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에도 미디어나 인터넷에 휠체어컬링과 관련한 정보가 너무 적었다. 스스로 적극적으로 알아봤던 기억이 있다. 운동하고 싶은 장애인 누구나, 원하는 종목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하면 되는지 모든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체계화된 시스템이 갖춰지길 바란다.
출처 : https://sports.v.daum.net/v/2022032209002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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