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남역서 길을 잃었다".. 휠체어 탄 장애인의 지하철 타기
작성자 2021-11-02 최고관리자
조회 515
머니S는 장애인 이동권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4일 서울 강남역을 방문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는 출구 근처에 총 5개가 설치돼있다. ▲1번 출구와 2번 출구 사이 ▲3번 출구와 4번 출구 사이 ▲5번 출구와 6번 출구 사이 ▲7번 출구와 8번 출구 사이 ▲9번 출구와 10번 출구 사이 등 5개다. 다만 휠체어를 타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엘리베이터 내부는 공간이 넉넉했으나 입구가 매우 좁았다. 휠체어 1개가 간신히 들어갈 정도였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강남역 지하상가 쪽으로 내려가도 이동에 불편함이 있었다. 지하상가로 진입하는 입구 쪽에 자동문이 아닌 사람이 열고 닫는 출입문이 설치돼 있었다. 휠체어를 탄 채 굳게 닫힌 문을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보였다. 자동문이 설치된 곳 가운데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지하상가에서 지하철 개찰구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다시 엘리베이터로 돌아와야 했다. 지하상가 내 설치된 안내판에는 개찰구로 향하는 방향이 적혀있었으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었다. 지하상가에서 지하철 개찰구로 향하는 길목은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만 있었기 때문이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지하철에 탑승하기 위해 노선 안내판이 아닌 엘리베이터 안내판을 찾아야 했다.
개찰구에서 지하철 플랫폼으로 내려오면 본격적인 어려움이 시작된다. 먼저 지하철 문 개방 시간은 장애인에게 촉박하게 다가온다. 지하철 플랫폼과 열차 사이에 있는 틈에 휠체어가 끼지 않도록 천천히 이동해야 한다. 휠체어 바퀴가 지하철과 플랫폼 사이에 낄 경우 안전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 휠체어 방향을 조정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실제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지하철 이용에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10년째 전동휠체어를 이용해 통근하는 배재현씨(42·남)는 지하철 플랫폼과 열차 사이의 단차 문제를 지적했다. 배씨는 “역마다 지하철 플랫폼과 열차 사이의 단차가 다르다”며 “틈 사이로 바퀴가 끼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퀴가 틈 사이로 꼈을 때 문이 닫히는 경우도 있었다”며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만 걱정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배씨는 지하철 플랫폼과 열차 사이의 단차 외에도 지하철 이용에 불편함이 크다고 호소했다. 그는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1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설치”라며 “휠체어 리프트가 있다고는 하지만 사용 중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굉장히 위험해 더 안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미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도 엘리베이터 설치를 강조했다. 박 국장은 “1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설치는 기본”이라며 “더 나아가 이동권 보장을 위해 1역사 2동선으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휠체어 바퀴가 지하철 문틈에 끼지 않도록 단차를 조정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국장은 “서울시는 다음해까지 1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설치를 약속했으나 예산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예산이 확보돼 하루빨리 장애인의 이동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출처 : https://news.v.daum.net/v/20211031061102693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