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장애인의 하루..승차거부·1시간 대기는 '일상'
작성자 2022-01-03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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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장애인 출근길..몇 시간 전에 콜택시 불러
일반 택시는 승차 거부.."휠체어 싣기도 어려워"
퇴근길도 고난..수요 많고 차 막혀 무작정 기다려
[앵커]
얼마 전 YTN은 중증장애인이 KTX 휠체어석을 이용했다가 요금의 10배인 45만 원을 징수당한 사건 보도해드렸죠.
최근엔 장애인 단체가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지하철역에서 잇따라 시위도 벌였는데 장애인 이동 불편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휠체어 장애인의 하루를 황보혜경 기자가 동행해봤습니다.
[기자]
오전 10시, 휠체어 장애인 이지숙 씨가 출근 준비를 합니다.
출근 시간은 오후 1시.
두세 시간 전에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놔야 회사에 늦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지숙 / 휠체어 장애인 : (장애인 콜택시를) 오전 11시에 부르면 보통 한 시간에서 두 시간 뒤에 와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으면 거리로 나가 일반 택시라도 잡아보지만 애타게 손을 흔들어도 지나쳐 버리기 일쑤입니다.
택시를 잡아도 휠체어를 태울 공간이 마땅치 않아 이용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택시 기사 : 휠체어가 들어가질 않아요. 트렁크 문을 열고 가야 해요. (트렁크가 좁아서 그런 건가요?) 네 가스통 때문에요.]
오후 6시, 지숙 씨의 퇴근길은 더 고난입니다.
이번에도 미리 장애인 콜택시를 불렀지만 예상 대기 시간은 50여 분.
이마저도 훌쩍 지나 1시간 반 뒤에야 드디어 택시가 잡혔다는 전화가 오고, 집에 도착하니 사방에는 새까만 어둠이 깔렸습니다.
[이지숙 / 휠체어 장애인 : 회사와 집은 차로 10~15분 거리인데요. 오후 6시에 차를 부르면 저녁 8시에 (집에 도착해요.)]
서울 지역 장애인 콜택시 이용자는 3만9천여 명, 장애인 콜택시 수는 698대로 50명당 1대꼴이지만, 수요가 몰릴 땐 배차가 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겁니다.
[최유철 / 서울시설공단 장애인콜택시운영처장 : 관련법에 따라 확보해야 하는 법정 대수(580대)는 초과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퇴근 시간대에 많이 몰리는데, 특정 시간대에 차량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타는 건 어떨까?
휠체어 바퀴를 붙잡는 파인 도로와 경사지고 울퉁불퉁한 인도를 지나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
그보다 험난한 건 버스에 놓인 계단입니다.
좀 더 기다려 계단이 없는 저상버스에 타더라도 장애인용 손잡이가 좌석에 가려져 의지할 곳조차 마땅치 않습니다.
지하철역엔 대부분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그나마 조금 낫긴 하지만, 타고 내리는 문 위치가 서로 달라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휠체어를 돌릴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지숙 / 휠체어 장애인 : (엘리베이터 문이) 똑바로 되어 있지 않고 옆으로 돼 있어서 안에서 돌려야 밖으로 나올 수 있는데 그걸 못 하니까…. (저상버스 안에) 손잡이가 있지만, 의자에 가려져서 (불안해요.)]
장애인단체들은 대중교통 이용에 제약이 많다 보니 결국, 장애인 콜택시와 같은 특별교통수단에 의존하게 된다며, 근본적인 이동권 보장이 우선이라고 지적합니다.
[정다운 /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 : 단순히 특별교통수단 대수를 늘리는 것보다 장애인이 원하는 시간에 대중교통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저상버스를 100% 도입하고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개선이 필요합니다.]
급한 볼일이나 갑작스러운 약속은 휠체어 장애인에겐 '버려야 하는 욕심'이라고 말하는 지숙 씨.
사회적 기본권으로서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기다려온 세월은 어느덧 20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출처 : https://news.v.daum.net/v/20220103051006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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