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활기 찾는 장애인일자리센터 '초콜릿처럼 녹아들고 싶어요'
작성자 2021-11-10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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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선을 향한 외침…“불평등 끝장내자!”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경제적 불평등 완화 등 사회보장과제 해결을 요구하는 ‘2022 대선유권자네트워크’ 발족을 알리고 있다. 한수빈 기자
초콜릿 제조·판매·체험활동
동안제일복지센터 운영 재개
포용적 일상회복 기대감 커져
원장 “연민 NO, 맛으로 승부
상품성으로 인정받고 싶어”
비가 내리던 지난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마천동 동안제일복지센터의 초콜릿 작업장. 지적장애인인 한주희씨(41)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선물세트에 들어갈 프레첼에 초콜릿을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녹인 초콜릿 덩어리에 하트 모양의 작은 과자를 콕 찍어 포장하기 좋게 늘어놓는 일이다. 한씨는 벌써 2년째 초콜릿을 만들어 온 숙련자다.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쇼콜라티에 3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지난 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되면서 장애인일자리센터도 모처럼 활기를 찾았다. 봉사활동 문의도 부쩍 늘고 장애인들의 센터 방문 제한도 풀렸다.
특히 센터는 초콜릿 만들기 체험 신청이 다시 시작되는 것을 반기고 있다. 초콜릿 판매뿐 아니라 초콜릿 만들기 체험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중증장애인 노동자 입장에서도 매출은 임금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박경호 동안제일복지센터 원장은 “체험이 다시 시작되면 자연스레 매출도 늘고 임금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박 원장은 장애인이 만들었다는 이유로 제품을 구매해달라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동정이나 연민으로 상품을 홍보할 생각은 없다”며 “최선을 다하고 맛과 상품성으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수익만이 동안제일복지센터의 유일한 목표는 아니다. 장애인복지시설의 목표 중 하나는 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재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원래는 대형 빨래방, 세탁장을 운영하던 동안제일복지센터가 2018년 12월부터 초콜릿 만들기를 시작한 것도 장애인 자립에 무엇이 더 도움이 될지 고민한 결과이다. 박 원장은 “세탁업은 대량의 빨랫감을 건조기에 돌리고 개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라 많이 한다고 해도 직업적 전문성이 생기지 않았다”며 “장애인들이 생산라인의 부품처럼 일하게 되는 게 안타까웠다. 그래서 직원들과 고민하다 수익이 낮더라도 장애인 기여도가 높은 일을 하자는 결론을 내리고 초콜릿 만들기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초콜릿 사업을 하며 비장애인과 접점을 늘릴 수 있게 된 것도 큰 장점이다. 센터에서 ‘마이클’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지동진씨(41)도 위드 코로나 이후 가장 기대되는 일로 체험객 방문을 꼽았다. 지씨는 “체험객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며 “가족 단위로 체험 손님들이 오면 보기 좋다”고 했다.
동안제일복지센터의 사례는 정부가 위드 코로나의 기조로 ‘포용적 회복’을 표방하는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장애인 고용은 위기에 처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5~64세 장애인 고용률은 48.0%로 전년 대비 2.0%포인트 감소했다. 중증장애인 고용률은 24.3%로 2.3%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전체 인구 고용률이 65.8%로 1.3%포인트 감소한 것보다 더 크게 떨어진 것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도 장애인 취업자 수는 남성(16.5%)과 여성(11.1%) 모두 감소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출처 : https://news.v.daum.net/v/2021110921071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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