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천재' 이제석이 '장애인 보조견' 광고 제작에 나선 까닭은
작성자 2021-12-06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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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보조견을 데리고 식당이나 카페에서 음식을 먹으면, 이들이 나간 뒤 다른 손님들이 '왜 식당(카페)에 개를 들이냐'며 업주에게 항의해요. '장애인 보조견은 장애인과 따로 뗄 수 없는 신체 일부처럼 생각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이번 홍보물이, 보조견을 불편해하는 국민들의 인식을 조금이나마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세계장애인의 날(3일)'을 맞아 장애인 보조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홍보물을 제작한 '광고천재'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의 바람이다.
이들은 5월부터 6개월 동안 공들여 만든 관련 포스터 6점(옥외광고용 1점, 인쇄광고용 5점)을, 7일 개발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 공개한다. 공개될 포스터는 수북한 털로 덮인 보조견이 쪼그려 앉아 한 손에 '장애인과 보조견은 한 몸이에요' '장애인 보조견은 어디든 출입할 수 있어요'라는 피켓을 들고 있거나, 길을 걷는 안내견 뒷다리와 사람의 다리가 겹쳐 마치 한 몸처럼 보이게 하는 등 보조견의 필요성을 한눈에 봐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이들이 이렇게 나선 이유는 머리로는 '보조견을 배려해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서는 정반대의 행동이 나오는 일반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열기 위해서다. 장애인복지법 40조에 따르면 택시, 식당, 숙박시설 등의 시설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 보조견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 장애인 보조견이 시각청각장애인과 늘 함께하며 이들의 손과 발 역할을 해서다. 이런 법이 있어도 보조견 출입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아 장애인은 먹고 싶은 것보다는 보조견 출입을 허락하는 곳을 찾아 나서는 형편이다.
개발원 관계자는 "국회의원에 당선된 시각장애인 김예지 의원이 보조견 '조이'와 등원해 화제가 된 이후 '안내견을 환영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스티커를 식당과 카페 등에 붙이려 했지만, 업주가 원해도 손님들의 반발로 인해 거절당한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식당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주체보다는 손님들의 인식 개선이 먼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작한 홍보물을 온라인으로 공개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수요 조사를 거쳐 원하는 식당과 카페 등에는 포스터와 스티커를 따로 보내줄 예정이다. 유동 인구가 많은 여의도에는 가로 2m, 세로 3m 크기의 옥외 포스터도 설치된다. '온택트 장애공감주간(1~10일)'에 맞춰 인증샷 이벤트와 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이제석 대표는 보조견 배려 포스터가 보조견이 출입 가능하다는 표준 표지판으로 정착되길 기원하고 있다. 그는 "개를 자신의 몸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고, '어떻게 신체의 일부는 출입이 가능하고 다른 일부는 가능할 수 없는가'를 되물으며 이번 광고를 만들었다"며 "금연이나 주차금지 표지판처럼, 이번 포스터가 한국에는 아직 없는 '보조견이 출입 가능하다'는 표준 표지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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