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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혜영 "'장애인 특혜' 말고 '더불어 함께' 사는 게 유니버설디자인"

작성자 2021-03-15 최고관리자

조회 617

 

[인터뷰]최혜영 "'장애인 특혜' 말고 '더불어 함께' 사는 게 유니버설디자인"

 

 

 

"배리어프리 넘어 모든 이가 차별 없이 평등한 세상"
"무의식적 비하가 더 무섭다, 역지사지로 시야 넓혀야"
"'장애인 탈시설법' 제정이 최우선 과제, 사회구성원 인정해야"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저는 휠체어로 ‘걷는’ 사람입니다. 시각 장애인은 손가락으로 ‘읽는’ 사람이죠. 장애인이라고 특혜를 바라는 게 아닙니다. 살아가는 방법이 다른 이도 있다는 걸 인식하는 게 중요합니다. 국회부터 시작해야죠.”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다소 낯선 개념인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나이·성별·국적·장애유무와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설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1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만들거나 특혜를 주자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장벽을 허무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를 넘어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디자인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최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이같은 내용을 국회에 제안했다. 그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특성을 가진 모든 이에게 차별 없이 평등한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가 나서서 유니버설디자인을 도입해야 한다”며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더 폭넓은 관점에서 의심하고 바라보자”고 말했다.

최 의원이 말하는 유니버설디자인은 단순히 물리적인 국회 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각 상임위 별로 법안을 논의할 때에도 적용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상임위에서 ‘함께 사는 세상’을 염두에 두고 법안을 논의해야 진정한 유니버설디자인”이라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등하게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를 누릴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 되물었다.

최 의원은 유니버설디자인을 이해하는 첫 단추로 ‘역지사지’(易地思之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를 언급했다. 지난해 영입 인재로 민주당에 입당했을 당시 일성도 “더불어 산다는 말이 더 이상 필요없는 세상”이었다.

최 의원은 “종종 장애를 비하하거나 차별적 발언을 한 인사들이 ‘무의식적으로 썼다’고 해명하는게 더 무섭다”며 “장애인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말고 다른 방식으로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정활동 2년 차를 맞은 최 의원의 최우선 입법 과제는 지난해 대표발의한 ‘장애인 탈시설 지원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 통과다. ‘보호’라는 명목 아래 장애인을 분리시키는 게 아니라 스스로 결정권을 가지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찾아줘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이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그는 “시설에 갇혀 학대 당하고 방치되는 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고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해 법안 제정은 꼭 필요하다”며 “제정법인 만큼 공청회를 거쳐야 하며 장애인 탈시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이해관계 충돌에 따른 반대 의견도 설득하는 작업이 남았으나 지금 하지 못하면 10년 뒤, 20년 뒤에도 할 수 없을 것”이라 각오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아래는 최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본회의에서 ‘유니버설디자인 국회’를 제안했다. 배경은 무엇인가

△국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장애인 인식 개선 운동을 했다. 장애를 떠나 함께 살려면 모두를 위한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우리 사회는 아직 장애를 개인의 문제로 본다. 휠체어도 다닐 수 있는 도로를 만드는게 아니라 도로에 휠체어를 맞추라고 한다. 국회에 들어온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국회 측에 ‘무엇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면 바뀌긴 한다. 하지만 그것만 바뀐다. 휠체어 이동에 제약이 되는 복지위 문턱을 8개월 만에 없앴는데 다른 상임위 회의장은 그대로다. 만약 국회의원이 아니라 평범한 장애인이었다면 바꿨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요구)을 더 많이 해서라도 국회를 바꿔보고 싶다.

-배리어프리에서 한발 나아간 유니버설디자인을 강조했다

△지하철 계단에 있는 리프트가 배리어프리라면 엘리베이터는 유니버설디자인이다. 장애인 전용 주차 공간이 배리어프리라면 간격이 넓은 주차장을 만드는 게 유니버설디자인이다. 특정한 누군가에게 혜택을 주자는 게 아니라 모두의 공간을 차별 없이 다 같이 쓸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다. 국회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상임위별로 법안을 논의할 때에도 유니버설디자인 가치를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유니버설디자인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가 나선 것은 환영할 만 하나 도시 하나로 그쳐선 안 된다. 전국적이고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주택법, 도로교통법, 제품관리법 등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산발적으로 적용한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국회의원 한 사람이 아니라 국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5분 발언 후 반응은 어땠나

△‘당연하게 여기던 것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는 반응이 많았다. 여야가 정파를 넘어 공감했다는 점에서 기쁘다. 5분 발언 이후 본회의장 자리가 바뀌었다. 입구에서 가까운 맨 뒷자리였는데 같은 상임위 의원들이 앉는 쪽으로 바뀌었다. 애초 턱이 있어서 휠체어가 오가기 어려웠는데 경사로를 최근에 깔았다.

-장애인 복지 관련 다수의 법안을 발의했는데 처리 속도는 더디다. 이유가 있나.

△코로나19 관련 법안을 우선 논의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장애인 관련 입법 처리가 미뤄진 부분이 있다. 4월에는 장애인의 날도 있는 만큼 현장의 의견을 더 청취해 국회에서 목소리를 더 내려고 한다. 원외에 있을 때는 국회의원들 다 뭐하나 싶었는데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걸 알았다. 계속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

-여성 장애인 복지를 강조했다

△장애인 중에서도 여성 장애인이 더 차별받는 부분이 있는데다 임신과 출산 등 지원 대책을 세워야 할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여성 장애인이 임신을 하면 축복을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걱정하는 시선이 있다. 장애인의 모성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인데 문제가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돌봄과 복지 분야가 강조되고 있다

△예전에는 가정 내 사정이었으나 이제 사회적 문제로 바뀌고 있다. 아동이나 노년층뿐만 아니라 장애인 돌봄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정치적으로 더 활발하게 논의되고 이슈가 될 것으로 본다. 복지사회로 가는 중요한 단계다.

이정현 (seiji@edaily.co.kr)

 

 

 

 

 

 

 

출처 : https://news.v.daum.net/v/20210315060128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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