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최혜영 의원 ‘벧엘의집, 정반대 결과 도출’ 지적하며 우려 표해
“자립생활 지원 방안 측정할 수 있는 조사 되어야” 강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아래 개발원)이 진행하는 장애인거주시설 전수조사의 목적과 방향성이 ‘장애인 탈시설’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건복지부 산하 개발원은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 628개의 장애인거주시설에 입소한 2만 4980명의 생활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조사하는 조사원은 128명에 불과하다. 조사원 1명당 195명을 조사해야 하는 꼴이다.
22일 복지위 국감에서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러한 사태를 지적하고, “조사대상 장애인 중 의사소통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이 80%인데 탈시설과 당사자 권리옹호에 대한 이해 없이 과연 현재의 조사인력으로 제대로 된 조사가 될지 걱정이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 이유는 잘못된 조사로 정반대의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장애인 학대가 발생한 장수 벧엘의집에서 개발원이 진행한 조사와 민간 장애인단체가 진행한 조사는 정반대의 결과를 도출해냈다.
최 의원은 “당시 개발원은 두 시간 만에 진행한 조사에서 ‘발달장애인들이 다른 시설로 가길 원한다’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반면, 민간조사에서는 ‘탈시설하겠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민간단체는 2박 3일간 장애인들과 함께 지내면서 관찰하고 (별도의) 진단 프로그램으로 조사를 진행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개발원이 진행하는 조사에서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시설직원의 대리 응답도 허용하고 있는데, 조사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면서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이번 전수조사의 목적과 방향성을 명확히 해주었으면 한다”면서 “박 장관은 국가 차원의 장애인 탈시설을 촉진하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런데 개발원의 조사 목적을 보면 장애인거주시설의 스마트한 방역체계와 입소자의 자립 및 복지서비스 파악이라는 두 갈래로 나뉜다. 뭐가 맞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박 장관은 “양쪽이 다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서로의 방점이 다른 것 같다. 자립이라고 쓰였는데 탈시설을 의미한다고 본다”면서 “개발원에서 자립을 시설에 머물면서 단순히 직업훈련 받거나 취업활동하는 것으로 본다면 저희와는 방향이 다르다고 본다”고 응답했다.
최 의원은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장애인 탈시설이다. 탈시설은 그 자체가 권리이고, 이는 세계적 흐름이기도 하다. 이번 조사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는 지원방안과 향후 연계서비스를 측정할 수 있는 유의미한 조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조사인력 증원과 검증된 전문인력 추가 투입에 대해 검토해 주길 바란다”면서 “이와 관련해서 제발 우리 의원실과 함께 협의해주시길 바란다”고 신신당부했다.
박 장관은 “조사인력의 적정성에 대해선 재검토하고 조사원의 전문성을 어떻게 확보할지는 의원실과 상의해서 앞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