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목숨, 3년 시한부 됐다"
작성자 2020-08-07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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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장연, "활동지원서비스 제대로 조사해야..종합조사 개선 필요"
[신나리 기자]
▲ 전장연 "활동지원서비스 시간 하락"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은 활동지원의 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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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청에서 활동지원서비스를 갱신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기존에 받던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에서 161시간이 삭감됐다. 혼자 밥을 먹기도 어렵고 씻기도 어려운 나의 상황이 변한 건 하나도 없다. 그런데, 활동지원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줄었다. 활동보조인이 없는 시간, 혼자서 일상을 살아야 한다. 시한부 삶을 살게 됐다."
언어장애인 홍성훈씨가 자신의 처지를 '3년 시한부'로 표현했다.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삭감된 경우 정부는 3년 유예시간을 둔다고 밝혔다. 홍씨는 "정부는 3년이라는 시간을 산정특례기간으로 했지만 이는 기만적 대책"이라며 "3년이 지나서도 나의 권리인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을 호락호락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장애인 활동보조사업은 사회활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활동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장애인은 장애정도에 따라 월 47시간에서 최대 720시간까지 활동보조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은 활동 보조나 방문 간호, 방문 목욕 서비스 등을 받는다. 홍씨는 "종합조사를 한 뒤에 활동보조시간이 줄었다"라면서 "누구를 위한 종합조사인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한 달에 94시간, 활동지원가의 도움을 받아 장애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종합조사를 한 결과 한 달에 60시간만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이가 스물아홉, 내 나이가 쉰이다. 나는 나이가 들고 아이는 몸이 커졌다. 성인 남성 체격의 아이를 혼자 돌보기 어렵지만, 국가는 우리가 지원받을 수 있는 34시간을 삭감했다."
발달장애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아무개씨가 호소했다. 김씨 역시 홍성훈씨와 마찬가지로 매달 지원받은 활동보조시간이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문제의 원인을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아래 종합조사)에서 찾았다.
▲ 전장연 기자회견 전장연은 6일 오후 해치마당에서 장애인의 생존권인 활동지원서비스를 장애인의 상황을 반영해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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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조사는 장애인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인지·행동특성, 사회활동, 가구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 결과에 따라 장애인들이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의 양이 결정된다. 종합조사는 기존 1~3급으로 제한했던 활동지원서비스를 모든 장애인으로 확대했다. 구간은 보다 세분됐다. 총 15구간으로 나눠 1구간은 하루 최대 16시간, 가장 낮은 15구간은 하루 2시간 정도를 지원한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종합조사를 통해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활동지원서비스가 필요에 맞게 제공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시각장애인과 발달장애인 등 장애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전장연은 "종합조사표 구조상 1구간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면서 종합조사가 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보건복지부 고시개정위원회 3차 회의(2월 25일) 자료를 보면, 2019년 7월부터 11월까지 종합조사표를 통해 활동지원을 받은 2만 4918명(성인 19284명, 아동 5634명) 중 종합점수 465점 이상인 1구간(월 480시간)에 해당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전장연은 활동지원서비스가 줄어든 장애인이 "교수형의 위기에 처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용기 전장연 상임대표는 "밧줄을 목에 거는 건 장애인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지금의 상황을 보여주는 행동"이라며 '밧줄매기 투쟁'을 선포했다.
그러면서 종합조사의 개선을 요구했다. 최 상임대표는 "현재의 종합조사라면, 중증 장애인이더라도 1구간에 속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면서 "시각장애, 발달장애의 특성을 고려해 종합조사의 항목과 점수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8061812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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