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이 사람] 시작장애인 김동현 변호사 "장애인 범죄, 구출 이후가 더 문제"
작성자 2019-05-16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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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이 사람] 시작장애인 김동현 변호사 "장애인 범죄, 구출 이후가 더 문제"
-카이스트 공학도 출신, 시각장애인 1급 판정 후 장애인 학대 사건 전문 변호사의 길
-장애인 범죄 사건, 구출 후 수용 시설·증거 수집 등 현실적 한계
-사회적 약자의 마음에 공감하는 판사 꿈
[사진=김동현 변호사]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구출 이후가 더욱 문제입니다.”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 차별·학대사건 전문 변호사로 2년째 활동하고 있는 김동현(37·변호사시험 4회) 변호사는 장애인 범죄 사건 문제점을 짚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체적·정신적 학대 등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장애인들을 구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범죄 피해를 받고 있는 곳에서 데리고 나와도 다른 거주지나 보호시설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구출 이후를 먼저 대비해 놓고 장애인 범죄에 대응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서 범죄피해 장애인을 위한 쉼터 등을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수용 인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 변호사는 “범죄 피해를 받은 장애인들도 결국에는 자립을 해야 하는데 자립을 돕기 위한 인력도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경우 가해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도 현실적인 한계가 크다. 장애인 보호 시설 내에서 벌어지는 신체적·정신적 학대는 물론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 등 경제적 학대에서 일반 범죄사건보다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범죄 피해를 받은 장애인 본인이 증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도 있고 신고나 접수가 된 사건들도 사건 발생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거를 찾기 쉽지 않다”며 “사건이 발생한 후 최대한 이른 시간에 제보자가 나오지 않는 이상 사건이 해결되기는 현실적으로 힘든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범죄 피해자가 장애인인 그 자체도 사건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범죄피해 장애인 가운데 70% 정도가 지적장애와 발달장애를 갖고 있다”며 “이분들이 사건에 대해 직접 진술을 못하는 경우도 있고, 진술을 한다고 해도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믿어주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가 장애인 범죄 사건에 관심을 갖게된 건 의료사고를 겪으면서부터였다. 카이스트(KAIST)를 졸업한 공학도였던 김 변호사는 전공분야와 연계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전문 변호사가 되기 위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했다. 로스쿨에 다니던 2012년 간단한 시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김 변호사는 의료사고로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더 이상 앞을 볼수 없다는 사실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법률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현재의 환경을 받아들이고 법률가로 더욱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고민했다.
김 변호사는 “갑작스러운 일에 충격을 받았지만 비슷한 장애를 갖고도 판사와 변호사를 하고 있는 분들을 알고 있었기에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며 “다만 IT 분야의 경우 눈이 보이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에서 잘 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분야에서 법률가로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향후 판사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판결을 하겠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꿈이다. 그는 “판사가 되면 법률과 양심에 따라 공정히 재판을 하는 것은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라며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의 마음을 공감하며 재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현 변호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대 로스쿨 ▷변호사시험 4회 ▷서울고법 재판연구원 ▷서울시 장애인 인권센터 변호사 ▷2019 서울시 복지상 장애인 인권분야 대상
nice@heraldcorp.com
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0515090107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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