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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에 장애인 접근성 인증제도 도입 시행

작성자 2019-06-25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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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에 장애인 접근성 인증제도 도입 시행

국립장애인도서관 정기애 관장, 법안 개정 등 현재 검토 중

올해 발달장애인 정보서비스 모델개발 연구용역 등도 추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6-25 09:50:19

정기애 관장 ⓒ국립중앙도서관 국제교류홍보팀 에이블포토로 보기 정기애 관장 ⓒ국립중앙도서관 국제교류홍보팀
정기애 관장은 장애인계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서 지난해 4월 국립장애인도서관 관장으로 취임했을 때 이런저런 말들이 설왕설래했다. 그동안 국립장애인도서관은 1대와 2대 모두 시각장애인이었는데 3대에 지체장애인 관장이 임명되었기 때문이다.

정 관장은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전문가이고 국가기록원에 근무한 공무원 경력을 갖고 인사혁신처 공모를 통해 선정되었다. 정 관장은 삼 남매의 맏이이다.

아래로 남동생과 여동생이 있지만 소아마비로 왼쪽 다리에 보조기를 착용하는 장애 때문에 집안에서는 막내처럼 보호를 받으며 성장했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대학 입학 후 과외를 하며 집안 살림을 도왔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한국전력기술에 입사하여 임원까지 승진을 하였고, 퇴직을 앞두고 새롭게 국립장애인도서관 관장이 되었다.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연애결혼하여 삼 남매를 둔 여성장애인으로서 가정과 사회에서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좌-국가기록원 사이버안전센터 개소식, 우-우장춘 박사 기록물 기증협약식 ⓒ국립중앙도서관 국제교류홍보팀 에이블포토로 보기 좌-국가기록원 사이버안전센터 개소식, 우-우장춘 박사 기록물 기증협약식 ⓒ국립중앙도서관 국제교류홍보팀
Q: 취임하신 지 벌써 1년인데, 1년 동안 국립장애인도서관을 운영하며 느낀 점은.

한마디로 말하면 ‘할 일은 많으나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적다’이다. 일반적으로 도서관은 정보와 지식의 전달자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현대 시대에서 정보는 비장애인에게나 장애인에게나 삶의 기본 요건이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서 정보의 양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디지털 시대가 주는 혜택이 장애인들에게는 오히려 정보 격차를 심화시키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점이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은 법적으로 장애인들의 정보 접근성 확보와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한 기본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곳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의 여건으로는 시각, 청각장애인 중심의 대체자료 제작 서비스가 주요 기능이다.

그나마도 대체자료로 전환되는 비율은 일반도서 출판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재 우리 도서관이 국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능을 수행하려면 단순히 대체자료 제작 기능 이상의 장애인 정보복지 차원에서의 종합정책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조직체계와 인력 그리고 예산 등 모든 면에서 아쉬움이 많다.

Q: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주요 이용 층이 시각과 청각장애여서 상대적으로 다른 장애는 소외된 듯.

당초 국립장애인도서관은 정보 접근과 획득 기능이 가장 취약한 시각장애인 단체의 요구와 노력으로 설립되었다.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는 우선적으로 정보 접근이 가장 열악한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위주로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고, 그 부분은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환경이었다.

다만 앞으로는 발달장애와 같은 그동안 소외되었던 영역에 대한 관심과 적절한 서비스 정책이 필요하다. 사실 발달장애인은 그동안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 가장 소외되었던 영역이다.

그러다 보니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별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연령대별 혹은 장애 정도별 적절한 콘텐츠 개발이 거의 없었고, 도서관 서비스 측면에서도 발달장애인을 위한 단독의 공간 제공이 나은지 비장애인과의 공통 공간 제공이 나은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해서 올해는 발달장애인 정보 서비스 모델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를 고민하려고 한다.

Q: 그동안 관장님은 비장애인 세계에서 자기 발전을 아주 잘해 오셨다. 대학 전공 선택을 어떻게 하셨는지.

저를 비롯한 장애인들은 삶의 모든 분야에서 자신이 가진 장애를 고려한 선택을 하게 마련이다. 살 집을 고를 때, 자동차를 구입할 때, 심지어는 배우자를 만날 때조차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애 즉 핸디캡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무언가를 선택할 때 비장애인들보다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학 전공도 마찬가지이다. 저의 경우에는 학부를 숙대 문헌정보학과를 나왔는데, 대학원서 쓰기 전 어머니가 일부러 여러 대학의 캠퍼스를 직접 다녀 보시고, 그나마 걸어서 다니기 쉬우려면 캠퍼스가 작아야 한다는 논리로 고른 학교였다.

전공 역시 도서관은 졸업 후 취업했을 때 업무 이동 거리가 많지 않고, 내가 가진 핸디캡으로 극복할 만한 곳이라 판단했다. 물론 시험 성적이 기본적인 고려 사항이지만. 문제는 그렇게 선택해서 들어가긴 했는데, 막상 공부를 하니 너무 재미가 없었다. 4년 내내 이 길이 내 길인가 갈등했는데, 다행히도 회사에 들어가 실무를 하면서 전공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의미를 찾았다.

Q: 박사학위까지 받는 과정에서 도서관을 누구보다 많이 이용하셨을 것 같다.

사실 전에 근무하던 직장은 공기업이긴 하지만 정부 예산 지원을 받지 않고, 자체 사업수주를 통한 매출로 유지하는 기관이었다. 그러다 보니 거의 민간기업 못지않게 성과를 따지는 곳이라 20년 넘게 회사 일 외에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 없이 살았다.

부장급까지는 진급을 했는데, 회사 임원진과 원치 않는 갈등 상황이 벌어지는 바람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외부기관 교육(외국어대 경영자 1년 과정)을 가게 되었다. 간만에 일에서 떠나 온전히 학교생활만 하자 뒤늦게 학구열이 생겼다.

그래서 회사에서 보내 준 경영자과정 이외에 내 전공과 관련된 석·박사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가 47세였는데, 남편을 제외한 주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들 미쳤다고 그랬다.

하지만 5년 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회사 업무가 끝나고 저녁에야 학교를 가다 보니 특히 시험 때는 도서관에 자리가 있을 턱이 없었다. 도서관 열람실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공부하던 기억이 더 많다. 그때는 지나가던 어린 학생들이 다들 한번씩 쳐다보던 눈길이 좀 창피했는데, 지금은 그때가 그립기도 하다.

Q: 첫 직장은.

1983년 2월 졸업식을 했다. 졸업도 하기 전인 1982년 12월에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라는 곳에 입사했다. 원자력 기술 분야로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공기업 형태의 회사였다.

서류전형에 합격해서 면접시험을 보러 갔는데 장애인인 것을 알고 면접관들이 너무 놀라는 것을 느꼈다. 자료실에 근무를 해도 책을 운반하여 서가에 배열해야 하고, 도면 뭉치 등을 옮기는 일을 해야 해서 여자도 힘든데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 그 업무를 어떻게 하겠느냐며 담당 과장이 가장 극렬히 반대를 했다고 한다.

당시 사장님이 과학기술처 장관을 지낸 정근모 박사인데 그분이 ‘장애인이라고 면접에서 낙방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여 입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이렇듯 사회 지도층이 장애인을 포용해야 장애인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생긴다.

Q: 인재개발교육원 원장은 매우 중요한 자리 아닌가.

정보관리와 기록관리 업무를 총괄하면서 회사에서 개인적으로 능력을 인정해 준 면도 있었고 또 당시 기관마다 여성 임원 티오제가 도입되면서 운 좋게 상무로 진급할 수 있었다. 다만 임원급 관리자가 되면서 그동안 일하던 정보관리와 기록관리 업무를 떠나야 했다.

특정분야 전문가로서가 아닌 회사 전반을 돌아보는 경영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회사에서 요구받은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기술자는 아니었기 때문에 업무가 쉽지는 않았지만 인문학 전공자로서 엔지니어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어 나름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었던 것 같다.

Q: 국가기록원 부장으로 근무하신 경력도 색다르다.

인재개발교육원 원장 역할을 하면서 사실 약간의 갈등이 마음속에 있었다. 30년 넘게 정보와 기록관리 분야의 실무 경험과 학위까지 받았는데… 그동안의 노력과 과정이 효용가치가 없게 되었다는 점이 아쉬웠고, 또 국내적으로 기록물관리법이 제정되고 시행되는 과정에서 할 일이 너무나 많이 보이는데, 엉뚱한 곳에 와 있다는 느낌이 자주 들었다.

그러는 와중에 국가기록원 기록정책부장을 공모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공무원이 되면 급여도 작아지고 늘공(늘 공무원)들 사이에서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제대로 일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있었지만 전문성을 살리고 싶어서 공무원으로 입성하게 되었다.

시각장애인 촉각도서 및 보조기기 후원 전달식 ⓒ국립중앙도서관 국제교류홍보팀 에이블포토로 보기 시각장애인 촉각도서 및 보조기기 후원 전달식 ⓒ국립중앙도서관 국제교류홍보팀
Q: 이제 재미있는 결혼 이야기로.

남편과 같은 교회에 다녔다. 동갑이어서 친구처럼 지냈다. 주일에 교회에 가면 만나고 교회 행사에 함께 참여하며 서로를 알아가며 익숙해졌다. 4학년 때 국립중앙도서관으로 실습을 나가 있었는데 그 당시 도서관이 남산 꼭대기에 있었다.

그날이 토요일이었는데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자동차가 올라오지 못한다고 직원들이 퇴근을 걱정하고 있었다. 든든한 다리로도 걷기 힘든 폭설이니 보조기를 착용하는 나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래도 집에는 가야 하니 도서관에서 나왔다. 그런데 방정환 동상 앞에 그가 서 있는 것이었다. 너무 반가웠다. 구세주 같았다. 어떻게 왔느냐고 물으니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걱정이 되어 왔다고 하였다. 그날 교회 친구에서 연인이 된 것 같다.

솔직히 결혼이란 문제를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었는데 힘들 때 손을 잡아 주는 사람이 있으면 두려울 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남편은 카이스트대학에 다녔기 때문에 주말이 되어야 만날 수 있었고, 졸업 후에는 대기업에 입사를 해서 정신이 없었지만 우리는 25세에 결혼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철없던 시절이다. 양쪽 집안이 같은 교회 교인이라서 서로 잘 알고 지냈지만 결혼하겠다고 하자 많이 놀라셨다. 직장은 직장대로 일이 많고 가정은 가정대로 일이 많아서 힘들었다.

그 당시는 보통 자녀를 하나만 둘 때여서 아들 하나에 딸 둘이라고 하면 놀란다. 해외 발령을 받은 남편을 혼자 보내고 아이들 학교 행사도 직장 핑계로 친정엄마가 대신 갔다. 아이들에게 남편에게 부족한 엄마이고 아내였다. 남편은 대학에 있다가 퇴직을 했는데 나도 퇴임하면 그때부터 가족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앞에서 말했던 바와 같이 청각장애나 발달장애 분야는 장애인의 생애주기에 따른 독해나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장애인의 정보복지는 단순히 장애인도서관만의 역할이기보다는 정보통신과학기술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과 유관 부처 및 기관 간의 밀접한 소통과 협업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현재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직제와 소속을 문체부 직속으로 변경하고 현재 장애인의 기본 생활권 위주의 복지정책을 한 차원 높여서 장애인 자립 및 인재 양성의 측면에서 필요한 정보복지 차원의 정책 수립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

둘째 현재 대체자료 전환 비율이 너무 적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무한정 예산을 늘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중에 나오는 전자책은 발행시점에서 대체자료 가독 기능을 적용하면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장애인이 이용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앞으로 전자책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 품질 인증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관련 법안 개정과 예산 확보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이다. 그 외에도 현재 다소 열악한 청각장애인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 확보와 이용 확산 방안을 찾아보고, 학교도서관의 청각장애 학생에 대한 독서훈련 프로그램 개발 등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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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ablenews.co.kr/News/NewsContent.aspx?CategoryCode=0030&NewsCode=003020190624130148690038#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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