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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될게"..어느 여성 장애인의 이야기

작성자 2019-05-07 최고관리자

조회 773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될게"..어느 여성 장애인의 이야기 

 

 

 

 

 


[스토리세계] 어느 장애인 엄마의 사연

게티이미지 제공
‘나의 출산이 그리 큰 잘못일까?’
 
15년 전, 둘째 출산을 앞두고 병원을 찾았을 때 ‘아이를 또 낳느냐’며 놀랍다는 투의 의료진 반응을 들었다. 누구는 “별 뜻 아닐 것”이라며 지나가는 말로 넘기라 했지만, 지금도 귓가에 생생할 만큼 깊은 상처로 남았다. ‘내’가 결정 주체여야 할 출산이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일처럼 여겨졌다. 세상 사람들이 출산을 앞둔 장애인 여성에게 그렇게 말하지 않겠지만, ‘엄마’가 되려는 장애인을 향한 일각의 불편한 시선을 느꼈다. 
 
◆모유수유는 언감생심…아이가 일어선 순간도 놓쳤다
 
소아마비 3급에 한쪽 다리를 쓸 수 없어서 휠체어 신세를 지는 난 2002·2004년에 제왕절개로 딸과 아들을 낳았다. 첫째를 낳을 무렵, 골반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산도(産道)를 확보할 수 없다는 의료진 설명에 한 선택이 둘째 출산까지 이어졌다.
 
산모들이 출산 직후 아기 얼굴을 보며 미소짓는 일반적인 장면은 나와 거리가 멀었다. 마취주사에 기억을 잃었다가 정신을 되찾으니 아기는 회복실로 옮겨진 뒤여서 품에 안아볼 시간이 단 1초도 허락되지 않았다.  집에 와서도 아기를 똑바로 안을 수 없어 ‘모유수유’는 언감생심이었다. 아이가 몸을 뒤집고 두 발로 일어선 순간도 놓쳤다.
 
장애인을 위한 병원의 ‘임신·육아교실’도 찾아볼 수 없었다. 비장애인 틈에 섞여서라도 가고 싶었지만, ‘장애인도 여기에 오네’ ‘장애인도 아이를 낳나’ 등의 시선이 쏟아진다면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남긴 어떤 한 마디
 
“나도 김태희 같은 딸, 장동건 같은 아들을 원했단다.”
 
사춘기를 맞이한 두 아이를 앞에 앉히고 다소 유머를 섞어 이 같이 말한 적 있다. 한창 감수성 예민할 시기에 부모가 장애인이라는 점까지 겹치면서 아이들이 ‘삐딱선’을 타려던 무렵이다. 장애없이 태어날 ‘선택권’은 내게 없었다면서, 서로 맞춰서 잘살아 보자는 다독임에 결국 애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큰딸은 일찍 철들었다. 아이가 일곱 살일 적이니 10년도 더 된 과거 일 하나를 소개한다. 나들이 다녀오던 차에서 잠든 동생 옆에 홀로 눈 뜬 아이를 보고선 왜 자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동생을 안고 차에서 내리려면 깨어 있어야 해요”라는 답이 왔다. 일곱 살 여자애가 다섯 살 남동생 안고 차에서 내리려 쏟아지는 잠을 참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박혜경씨의 딸이 보낸 편지. 박혜경씨 제공
◆딸이 보낸 어떤 편지…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될게
 
“혼자서 힘들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부모님으로서 자식에게 투정 부리고 싶지 않은 거 알지만, 저도 이제는 누군가를 위로해줄 만큼 컸다고 생각해요…(중략)…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다 같이 노력해요. 늘 사랑해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딸이 나와 남편에게 보냈던 편지 일부다. 서툴고 쑥스럽겠지만 아이는 “우리 엄마여서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할 줄 안다. “자녀들을 잘 키우셨네요”라는 말을 들을 때는 어깨가 으쓱해진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다. 누군가 우리 애들 옆을 지나면서 “너희 엄마, 정말 멋진 사람이야.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말을 듣게 하고 싶다. 때로는 어두운 바다의 등대처럼, 어느 날은 뜨거운 햇볕 아래 잠시 쉴 그늘을 만드는 나무처럼, 또 다른 날에는 높은 벽을 넘어갈 수 있는 사다리 같은 엄마가 되어 줄게.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기사는 두 아이를 둔 장애인 엄마이자 사단법인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대표인 박혜경(44)씨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1인칭 시점에서 재구성했습니다 *

 

 

 

 

 

 

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0507070156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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