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 주부터 32부작으로 방영되고 있는 SBS 드라마 ‘여우 각시별. 남, 여 주인공의 장애와 차별을 뛰어넘는 사랑을 그리는 이야기로 매주 월, 화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이다.
남 주인공인 ‘이수연’은 이복형과 연관된 사고로 인해 1급 장애인이 되어 이로 인해 평생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가는 20대 청년으로 그의 든든한 지원군 양서군 팀장과 미스터 장을 만나 누구에게도 차별이나 무시당하지 않는 '철인 이수연'으로 거듭난다.
이수연은 같은 팀 소속인 ‘한여름’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각종 방해와 장애를 뛰어넘는 사랑을 하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필자는 이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장애에 대한 좋지 않은 시각과 그로인한 그릇된 표현 방식, 그리고 장애에 대한 편견에 따른 대응방법 등을 잘못 그려내는 작가와 제작진의 문제점을 짚어 보려고 한다.
우선 ‘미스터 장’은 수연의 장애를 극복(?)시키기 위해 수연을 ‘아이언맨’으로 만들고 양서군 팀장은 그런 이수연을 끝까지 보호하며 (절대 장애를 드러내놓지 말고) 쥐 죽은 듯 조용히 부서에 남아있도록 지시한다.
하지만 이수연과는 껄끄러운 관계인 이복형 서인우 본부장은 눈엣가시인 이수연을 자신에게서 떨어뜨리기 위해 이수연이 장애 1급인 것과 이수연이 착용한 보장구의 안전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이에 따른 이수연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겪는 혼란과 당사자의 내적갈등, 또한 여주인공 한여름과의 장애를 뛰어넘는(?) 사랑을 그리는 '장애인식개선 드라마'가 아닌 '장애극복 드라마'라는 생각이다.
우선 여우각시별은 방송 초기부터 정신장애를 위험인자로 그려내어 물의를 빚고 제작진이 공식사과 하기도 했다.
이수연이 자신의 콤플렉스인 장애를 '로봇 팔과 로봇 다리' 착용으로 숨기려고 하는 점 그리고 '1급 장애인'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라며 표현하고 있는 점, 이수연을 보장구 착용 없이는 무능력자로 그려내고 있으며, 이수연이 착용하는 보장구는 안전성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등.
시청자의 장애에 대한 시각을 개선시키기 위함이 목적이라면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를 숨기지 않고 자신의 부서에서 다른 직원들과 어떠한 차별이나 접근권 제한 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일을 하려는 모습을 그려내야 진정한 장애인식개선 드라마가 아닌가?
여주인공 한여름이 굴러오는 차량에 덮칠뻔한 위기를 아이언맨 팔로 막아주거나, 공항 내 술 취한 사람이나 범죄자 등을 로봇팔로 대응하는 점, 이 모든 것들이 시청자가 바라보기엔 장애인도 아이언맨이 되면 비장애인보다 더 뛰어나게 몇 배의 능력을 발휘 할 수 있으니 무시하지 말라는 이야기로 보일 것이 아닌가?
'아이언맨이 되면' 말이다. 그리고 정차된 차 유리를 깬다든지 정수기나 출입문물 부수는 등
보장구의 오작동 사례 등이 거의 매회 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다른 장애인들이 착용하는 보장구들도 방송 시청자들에게 위험요소로 보일 수 있어 큰 문제가 아닌가 싶다.
더군다나 지난주 화요일 방송된 마지막 장면은 정신장애인 또는 스토커로 보이는 괴한에게 여주인공 한여름이 칼에 맞는 장면과 보장구 착용을 하지 않은 상태의 '진짜 이수연'을 보여주기 위해 전동휠체어에 탄 상태로 한여름과의 데이트를 즐기려던 남 주인공 이수연이 한여름의 사고 소식을 들던 중 떨어뜨린 휴대전화를 주우려다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한여름에게 칼을 휘두른 사람은 작가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방영 초기 제작진이 약속했던 조현병(정신장애인) 관련 약속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또한 '아이언맨 보장구' 착용 시엔 능력자, 보장구 착용 없이 다닐 땐 떨어뜨린 휴대전화를 주울 수도 없는 무능력자로 그려낸다는 것은 아이언맨이 아닌 이 땅의 평범한 모든 장애인을 초라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의도가 어찌 됐던 과정은 생각지 않고 결과만을 바라보고 장애를 잘못 그려내는 점과 특정 장애인 단체의 항의에 공식 사과까지 했으면서 다시금 똑같은 행위를 반복한 점은 그 어떤 변명도 수용되지 못할 것이다.
진정한 장애인식개선 드라마는 무엇일까?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를 수용하고 그 장애에 맞게 적응하고 장애를 숨기지 않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대해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동등함을 그려내야 하는 것이지 장애인을 '정상인의 범주를 넘는' 초인으로 만드는 드라마는 분명 문제가 있고 이 문제는 당장 시정을 해야 할 부분이다.
제작진은 공식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한 '정신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표현' 문제 및 장애인을 기구나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무능력한 자로 그려내며 장애에 대한 용어의 정확한 구사도 표현하지 못하는 작가의 교체 등을 신중하게 고만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