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면담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 두 번째부터 정광현 보행친화기획관, 박태주 보행정책 과장, 노병춘 서울시 버스정책 팀장, 최진경 서울시 보행정책 팀장.
신길역 장애인 추락 참사에 대한 서울시의 ‘반쪽짜리’ 사과 이후 또다시 장애인이 지하철에서 사고당한 것과 관련해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가 재차 서울시의 책임을 물었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이다.
서울장차연은 10일 오후 4시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1층을 기습 점거했다. 하지만 이날 고흥석 도시교통본부장이 제주도로 워크숍을 가는 바람에 면담엔 국장단이 대신 참여했다. 이날 면담엔 정광현 보행친화기획관을 중심으로 박태주 보행정책과장과 노병춘 서울시 버스정책 팀장, 최진경 서울시 보행정책 팀장 등 6명과 장애인단체 대표단이 자리했다.
10일 오후 서울장차연이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고홍석 본부장과 면담을 요청하며 기습 점거했다. 서울장차연 활동가들이 “고흥석 나와라”, “서울시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할 권리를 보장하라!” 등이 적힌 종이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로비에 붙이고 있다.
이날 서울장차연은 △내년도에 휠체어 승강설비 있는 전세버스 10대 시범사업 예산 확보 △서울시 이동권 선언에 대한 구체적 이행 계획 수립 △구파발역 지하철 사고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서울장차연은 장애인 단체 활동·여행 시 휠체어 접근 가능한 특별교통수단 운영과 관련해 2019년에 전세버스 특별교통수단 10대 시범운영 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서울시설관리공단에서 공적으로 운영할 것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문애린 서울장차연 사무국장은 “장애인 단체가 이용할 수 있는 전세버스가 민간이 운영하는 곳 중 소수 있긴 하나 늘 부족해서 빌리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 기획관은 “이 문제는 실행계획에 앞서 연구용역 계획이 필요하다”며 다음 주 초까지 확답을 주겠다고 밝혔다.
서울장차연은 이보다 앞서 진행된 ‘서울시 장애인 등 교통약자 이동권 정책 요구안’ 협의에서 서울시 버스정책과 측에 이를 재차 요구했지만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해왔다고 밝혔다. 당시 서울장차연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근거”라고 반박했지만 “법이 근거가 되긴 하나, 조례와 같은 세부 실천을 위한 지원 근거는 없다”라며 서울시가 지속해서 회피해왔다고 꼬집었다.
10일 오후 서울장차연이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고홍석 본부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기습 점거했다.
이어 신길역 리프트 추락 참사에 대한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반쪽짜리 사과’에 대해서도 “2022년까지 지하철 1동선 엘리베이터 100% 설치에 대한 구체적 설치계획과 예산확보 계획을 김태호 사장이 직접 설명하라”고 서울장차연은 요구했다.
또한 지난 9월 20일,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서 하차 도중 객차와 스크린도어 틈에 휠체어 앞바퀴가 걸려 넘어져 수술까지 받은 사고에 대해서도 △지하철 승강장 간격 문제 해결을 위한 인력 배치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인력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호출 장치 마련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광현 기획관은 “모두 협의 때 나눈 대화로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면서 “오는 19일 오전 10시에 서울시 입장을 내놓고 서울장차연과 서울시 관련자들을 모아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갖겠다”라고 답했다.
이에 서울장차연 측이 “계속 와야만 하는 상황이 답답하다. 협의되지 않으면 의미 없다.”면서 “고홍석 본부장을 만날 때까지 농성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서자 서울시 측은 오는 24일 오후 3시 고홍석 본부장과의 면담을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