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빈곤노인기초연금연대와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회 방송 갈무리.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이 ‘줬다 뺏는 기초연금’을 내년엔 받을 수 있도록 2019년도 예산안에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29일, 빈곤노인기초연금연대와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은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을 개정해 기초수급 노인의 소득인정액에서 기초연금을 제외하고, 국회는 내년 예산안에 해당 예산을 배정하라”며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부는 2014년 7월부터 소득 70% 이하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매달 기초연금을 주고 있다. 정부는 올해 9월부터는 기초연금을 2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인상하고, 소득 하위 20%의 노인에겐 2021년부터 30만 원씩 지급하려고 했던 것을 내년부터 앞당겨 지급한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을 받는 노인 40만 명은 실질적으로 이 돈을 받지 못한다. 정부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 5조의 ‘보충성의 원리’를 근거로 들어 기초연금을 ‘소득’으로 간주해 다음 달 생계급여에서 깎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초생활수급 노인은 매달 25일 노인기초연금을 받았다가 다음 달 20일 생계급여에서 같은 금액을 삭감당한다.
이에 대해 이들은 최빈곤계층인 수급노인을 배제하는 것은 형평성의 원리에 배치되며, 기초연금‘법’에서 지급한 기초연금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시행령’으로 무효화하는 것은 하위법과 상위법상의 법체계 위반이라고 비판해왔다. 또한, 생계급여에서 기초연금을 삭감하면 기초수급 노인에게 박탈감을 안길 뿐 아니라 노인간 역진적 소득 격차도 생긴다. ‘줬다 뺏는 기초연금’으로 인해 기초수급 노인의 가처분 소득은 그대로이지만 차상위 이상 노인들은 기초연금만큼 소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빈곤노인기초연금연대는 “더불어민주당은 2016년 총선에서 ‘줬다 뺏는 기초연금’ 해결을 공약으로 약속했다. 그러나 집권 2년째인 현재 여전히 묵묵부답이고, 문재인 대통령 역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더는 가난한 노인을 우롱하지 말고 법 개정과 예산 배정을 위해 힘쓸 것을 주문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위원장은 “기초연금 30만 원을 소득 하위 20% 노인에게 미리 지급한다고 하는데 이는 거짓말이다. 이 중 생계급여를 받는 6%의 노인은 기초연금을 다시 빼앗기게 되기 때문”이라면서 “결국 가난한 사람들은 계속 가난해진다. 정부는 수급 어르신들의 박탈감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은 “기초연금이 소득으로 인정되다 보니, 지금도 기초연금을 받았다가 소득인정액이 늘어나서 기초생활수급에서 탈락할까 봐 신청조차 못 하는 노인이 3만 5천 명이나 된다. 기초연금이 25만 원으로 오르고 30만 원으로 오르면 이러한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기초연금을 소득 산정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김선태 노년유니온 전 위원장은 “‘이 여름 나도 삼계탕 한 그릇 먹고 싶다’고 외치던 동자동 어르신의 말씀이 생각나서 눈물이 나려 한다. ‘너희들은 너무 가난하니까 기초연금은 안 줘!’라고 말하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며 국회에 조속한 문제해결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