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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2일의 ‘장애계 3대 적폐 폐지’ 농성 기념하는 현판, 옛 농성장터에 설치되다

작성자 2018-08-22 최고관리자

조회 487

 

 

 

1842일의 ‘장애계 3대 적폐 폐지’ 농성 기념하는 현판, 옛 농성장터에 설치되다
장애계 “박원순 시장이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아… 우리가 직접 시공”
저지하려는 서울교통공사 측으로 인해 30여 분간 물리적 충돌 일어나기도
등록일 [ 2018년08월21일 18시41분 ]

1534844876_71438.jpg 1842일간의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장애인수용시설 폐지 농성을 기념하는 기념물이 광화문 지하도로 옛 농성장터에 설치됐다.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1534844988_10432.jpg 1842일간의 농성을 기념하는 현판이 21일, 광화문 지하도로 옛 농성장터에 설치됐다.
 

1842일간의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장애인수용시설 폐지 농성을 기념하는 기념물이 광화문 지하도로 옛 농성장터에 설치됐다. ‘장애인과가난한사람들의 3대적폐폐지공동행동(아래 3대적폐공동행동, 구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측은 “1년 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념 현판 설치를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어 우리가 직접 시공하겠다”며 농성장이 있던 자리 벽면에 기념물을 설치했다. 

 

지난 2012년 8월 21일,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은 12시간의 사투 끝에 광화문역 지하도로에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농성장을 설치했다. 이들의 농성은 지난해 8월 25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농성장을 방문해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장애인수용시설, 이른바 ‘장애계 3대 적폐’ 폐지에 관한 구체적 계획을 논의하는 ‘민관협의체’ 구성에 협의하면서 2017년 9월 5일 중단됐다.

 

그러나 현재 장애등급제 폐지는 애초 장애계 요구와 달리 장애인 복지 예산 확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부양의무자 기준 또한 정작 중요한 생계급여·의료급여에서의 완전 폐지 계획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수용시설 폐지 또한 탈시설을 위한 정부의 예산 배정은 없다. 따라서 이들은 광화문 농성은 중단했으나, 지난 1년간 매주 서명운동과 엽서쓰기 캠페인, 월간 행진 등을 하며 문재인 정부에 3대 적폐에 대한 ‘완전 폐지’ 약속 이행을 촉구해왔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26일부터는 청와대 앞 종로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복지예산 확대를 촉구하며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기념물 제막식은 21일, 오후 3시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2시 30분경부터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보안관 수십 명이 나오면서 긴장감이 조성됐다. 3대적폐공동행동 측의 활동가가 전동드릴로 벽에 못을 박으려고 하자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달려들어 이를 막으려고 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를 저지하려는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을 향해 활동가들은 “서울시장이 약속했었다. 박원순 시장은 왜 약속을 어기는가.”라고 분노하며 휠체어를 이용해 보안관들을 가로막았다.

 

3대적폐공동행동은 “1년 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농성장에 찾아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장애인수용시설 완전 폐지를 약속했으나 현재 어떠한 것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대시민 서명전을 이어갈 천막 농성장도 설치했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 측이 천막을 빼앗으려고 하면서, 장애인 활동가들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 간에 또다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

 

1534844930_84418.jpg 장애인 활동가들의 기념 현판 설치를 저지하려는 서울교통공사 측 직원들로 인해 30여 분간 충돌이 있었다.

1534845077_91766.jpg 서울교통공사 측 직원들이 현판 설치를 저지하자 장애인 활동가들이 막아서고 있다.
 

이날 충돌은 30여 분간 이어졌으며, 3시경에야 상황은 정리됐다. 한명희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는 “우리는 1년 전, 농성장을 철수한 게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약속을 믿고 농성을 잠시 ‘중단’한 거였다. 그들의 약속 이행을 지켜보기 위해 우린 이 공간에서 매주 서명전을 해왔다.”고 밝혔다.

 

김명학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 또한 “지난 5년의 농성을 지금은 청와대 앞에서 계속 이어가고 있다. 우리의 농성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약속 이행을 하지 않고 있기에 우리의 농성은 진행형이다. 우리는 결코 굴하지 않고, 우리의 염원인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장애인수용시설 완전 폐지를 이룰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 잡은 손 놓지 말고 가자.”라고 외쳤다.

 

1534845116_78297.jpg 서울교통공사 측 직원들을 막아서는 장애인 활동가들.
1534845138_39473.jpg 서울교통공사 측 직원들을 막아서는 장애인 활동가들.
 

김윤영 3대적폐폐지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2012년에 농성을 시작하며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다. 그들과 함께 지난 5년을 투쟁해왔다.”면서 “누군가에겐 세상이 많이 변했을지 모르나,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오늘 세상을 떠나야 할지, 내일 떠나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이 세상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집행위원장은 “지금 이 시각 어디선가 생존을 고민하며 내가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는 것 또한 잊지 말았으면 한다.”면서 “이곳에 농성장이 있을 때, ‘이 문제가 나만의 문제인 줄 알았는데 이걸로 싸우는 사람이 있을 때 기쁘고 감사했다’는 이야길 들었다. 이 현판은 바로 그런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길을 지나는 사람 중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면 ‘내가 나를 비관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아직 이 사회가 바뀌지 않아서 문제’라는 것을 되새길 수 있길 바란다”면서 “3대 적폐가 완전히 폐지되지 않아 가난한 사람과 장애인도 함께 살아갈 세상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 이 현판 앞에서 우리의 싸움을 되돌아보고 또 함께 싸워야 할 이유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판은 우여곡절 끝에 아수라장 속에서 겨우 설치됐다. 현판을 가린 분홍색 천이 벗겨지면서 현판은 제대로 모습을 드러냈고 사람들은 커팅식을 진행했다. 이날 참석한 300여 명의 장애인 활동가들은 지난 5년간의 농성을 기념하는 현판을 보며 박수와 함께 환호했다. 이날 설치된 현판식엔 “1842일,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장애인수용시설 폐지를 외치다! (2012.08.21~2017.09.05)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광화문 공동행동”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한 시간가량의 제막식을 마친 이들은 곧이어 4시에 광화문역 해치마당에서 열리는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3대 적폐 ‘완전 폐지’를 촉구하는 전국집중 투쟁 결의대회, 이어 6시 30분엔 장애부모운동가 고 박문희 씨의 1주기 추모제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장애인수용시설 희생자 18명의 합동 추모문화제를 진행했다.

 

1534845181_86259.jpg 커팅식을 하는 장애인 활동가들. 현판은 분홍색 천에 가려져 있다.
1534845378_72646.jpg 1842일 간의 농성을 기념하는 현판 맞은편에 서명전을 위한 천막이 설치됐다.

 

 

 

 

 

 

 

 

출처 : http://www.beminor.com/detail.php?number=12503&thread=04r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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