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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장애인 일상홈, 병원 난민 생활의 종착점

작성자 2018-08-23 최고관리자

조회 505

 

 

척수장애인 일상홈, 병원 난민 생활의 종착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8-23 09:36:23

김형회씨의 일상홈 환영식.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김형회씨의 일상홈 환영식. ⓒ한국척수장애인협회
나에게 사고가 일어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장애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세상에 휠체러를 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서 본 적도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그런 나에게 닥친 불의의 사고로 인한 사지마비는 받아들이기에 너무 힘든 현실이었다.

평생 병원에 누워 살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 절망적이었고, 누구나 생각하는 '나에게 왜 이런 식련이 왔나..'하는 한탄만 하며 지냈다.

3개월마다 병원을 옮겨야하기 때문에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흔히 말하는 병원 난민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집에간다는 생각보다는 '다음 병원은 어디로 가지?' 라는 생각을 당연하게 하면 2년간의 긴 병원 생활을 해왔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치료횟수도 줄고 더 이상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때, 우연히 같은 척수 환자분이 말해준 일상홈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혼자 독자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훈련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주저 없이 신청하게 되었다.

마트에서 장을 보는 김형회씨.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마트에서 장을 보는 김형회씨.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일상홈에서 설거지중인 김형회씨.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일상홈에서 설거지중인 김형회씨.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어떤 일에 처음 도전을 한다는 것은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되고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혼자 집에서 뭘하며 지내고, 생계유지는 어떻게 해야하며, 몸 관리와 일상생활은 어떻게 해야할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대소변은 어떻게 처리해야하나 정말 막막했는데 일상홈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만약, 일상홈에 오지 않고 바로 집으로 갔다면 병원에서 하던 대로 활동보조인에게 의지해 침대에서 대소변을 보고 누워만 있었을 것이다. 척수장애인들이 사회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전혀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일상홈에서는 내가 병원에서 시도조차 안해본 것들, 휠체어에서 옷 입기, 화장실에서 볼일보기, 혼자 샤워하기, 차량이동, 청소, 빨래 등을 혼자하는 법을 배웠다. 물론 병원에서도 가르쳐주긴 하지만, 비장애이인이 이론적으로만 설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생황에서의 적용은 힘들었다.

이런 일상생활을 배운다는 것이 정말 사소한 일이지만 방법을 몰라서 혼자 하지 못했고, 나보다 먼저 경험해본 일상생활코치의 코칭을 받으며 코치의 행동 하나하나 관찰하며 배워가니 점점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일상생활이 하나씩 적응되니 또다른 문제, 경제활동이 걱정이 되었다. 혼자였다면 몰랐을 어디로 연락하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늕, 장애인 지원은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등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고 척수장애인들이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보는 것도 너무 큰 도움이 됐다.

직업상담을 받는 중인 김형회씨.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직업상담을 받는 중인 김형회씨.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사실 나는 병원에 있으면서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것을 정말 꺼려했다.

처음 밨으로 나갔을 때는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게 너무 불안했고 나를 쳐다보는 시선들이 부담되서 밖에 잘 나가지 않았는데, 일상홈에서이 생활은 전철혼 혼자 잘 타고 다닐 정도로 타인의 시선을 부담스럽게 받아들이지 않게 도와줬다.

일상홈이라는 프로그램은 이제 병원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복귀하는 사람들에게 꼭 있어야 하는과정이다.

일상홈을 거치지 않고 병원에서 퇴원한 친구들을 보면 나보다 장애정도도 심하지 않고, 훨신 오래전 집으로 갔어도 아직도 침대에서만 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병원생활이 너무 익숙해지고,자존감도 떨어지고, 집에만 있는것이 편하다는 것에 대한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일상홈은 사회로 발을 내딛으려고 하는 나에게 출발선이었다.

병원에서의 1년보다 일상홈에서의 1개월이 더 많은 것을 배웠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줬다.

그 기간동안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변화를 주었고, 더 많은 것들과 부딪히며 알아가야 하는 것들이 아주 많이 남았지만, 첫 발을 내딛을 수 있게 해 준 일상홈 프로그램과 관련된 많은 분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병원에서의 나처럼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인 척수장애인들에게 일상홈을 정말 추천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홈에 참여해서 잃어버렸던 생활을 다시 찾았으면 좋겠다.

일상홈이 더욱 확대되서 많은 중도장애인들이 사화에 복귀하여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고,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듯이 나를 보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누군가의 희망이 되도록 살아가야겠다.

*이 글은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일상의 삶으로, Yes I Can(일상홈)’ 4기 참여자 김형회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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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형회 (3304210@naver.com)
 

 

 

 

 

 

 

 

 

출처 : http://www.ablenews.co.kr/News/NewsContent.aspx?CategoryCode=0009&NewsCode=00092018082111043010002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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