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장애인단체, 무릎 꿇고 지원 호소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31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원들이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운영비 부족분 지원 등을 호소하며 무릎을 꿇은 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7.31 image@yna.co.kr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사단법인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장애인들이 3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릎을 꿇은 채 장애인 자립 지원을 호소했다.

도내 24개 장애인단체가 참여한 협의회 소속 장애인 30여 명은 이날 탈시설 초기정착금 확대와 자립생활센터 운영비 현실화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탈시설 초기정착금은 시설에서 생활하는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를 원할 때 지원하는 기초자본이다"며 "4년 전 500만원으로 정한 지원금이 변동 없이 지원되고 있어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살고 싶어도 초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소개했다.

협의회는 탈시설 초기정착금을 1천만원으로 확대해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자립생활센터 운영비를 현실화해달라고도 했다.

이들은 도내 자립생활센터 13곳(1곳당 평균 4명 근무)의 운영비가 부족해 근무자 급여를 제대로 주지 못할 정도여서 1곳당 연간 3천만원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비 지원분을 제외하면 13곳의 자립생활센터에 도비가 연간 1억3천800만원정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운영비가 현실화되지 못하면 협의회 소속 노동자 30여 명이 인건비를 받지 못하고 실직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며 "협의회가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경남 장애인들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이들은 장애인의 날인 지난 4월 20일부터 경남도청 1층 로비에서 장애인 권익개선 10개 안을 요구하며 27일간 농성을 벌였다.

탈시설 초기정착금 확대 지원과 자립생활센터 운영비 현실화 이외에도 장애인 자립지원 담당 신설, 장애인 동료상담 연구개발비 지원, 김해지역 도비지원센터 추가 설치, 장애인평생교육센터 운영비 지원, 장애인 교육권·이동권 보장, 장애수당 월 10만원 인상 등을 10개 요구안에 담았다.

하지만 경남도는 이러한 요구와 관련해 다른 장애인단체 등과 형평성을 고려해 난색을 표명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지방선거 도지사 후보였던 김경수 지사가 농성장을 찾아와 '선거 결과가 좋으면 장애인들의 요구 내용을 함께 풀어가도록 소통하겠다'고 말해 협의회는 농성을 풀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김 지사가 취임한 이후 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추경예산안에 협의회가 요구한 내용과 관련한 예산이 포함되지 않자 지난 24일부터 다시 농성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이들과 수차례 협의를 진행해 탈시설 초기정착금 인상, 자립센터 운영비 증액 등은 지원계획을 논의하던 중 장애인단체 측이 지원액이 적다며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 장애인 자립지원 담당 신설, 연수원 장애편의시설 보강 등의 요구에 대해서도 긍정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 장애인 교육권 보장, 장애수당 증액 지원 등은 다른 장애인단체와의 형평성, 사업 타당성,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지원 여부를 결정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도 장애인복지과 관계자는 "장애수당은 장애인연금과 동일한 성격의 사업비"라며 "장애인연금이 2013년 15만원에서 올해 9월에 33만원으로 인상되고 2021년까지 최대 38만원으로 오를 예정이어서 장애수당 인상은 시간을 두고 검토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장애인 복지를 위한 예산 확대는 필요하지만 특정단체를 위한 지원은 지양해야 한다"며 "장애인과 복지전문가, 각계각층의 도민 등이 공론의 장을 만들어 장애인 정책 방향에 대해 토의하는 공개토론회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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