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제주도의 30개 이상의 객실을 갖춘 호텔과 콘도 같은 숙박시설 등에 전화를 걸어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가족을 위한 무장애 객실 예약이 가능한지' 문의했다.

전화를 받은 20개 숙박업소 중 절반가량에서 "무장애 객실을 따로 갖추고 있지 않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무장애 객실은 휠체어가 지나갈 수 있도록 방 안에 있는 턱을 없애고, 복도나 화장실 문을 넓게 만드는 등 장애인 이용에 불편이 적도록 만든 객실을 뜻한다.

휴가철을 맞아 장애인들의 무장애 객실 수요도 늘고 있지만, 일부 호텔이나 콘도는 여행을 떠나려는 장애인들에게 너무 먼 곳이다.

장애인편의증진법 시행령에 따르면, 30개 이상의 객실을 갖춘 숙박업소는 전체 객실 수의 1% 이상을 무장애 객실로 마련해야 한다.

관광숙박시설(관광호텔·콘도)의 경우 객실 수와 관계 없이 3% 이상을 무장애 객실로 갖춰야 한다.

그런데 왜 무장애 객실은 부족한 걸까.

무장애 객실 보유 기준을 어기면 지자체에서 시정명령을 내리고 연 2회 3천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2011년~2015년까지 이런 일로 실제 강제금이 부과된 사례는 없다는 게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말이다.

복지부가 지난 2013년 전수조사 결과, 객실을 30개 이상 갖춘 숙박업소와 관광숙박시설은 전국에 4338개. 법으로 정해진 기준에 따라 무장애 객실을 갖춘 곳은 2850개로, 전체의 65.7%였다.

지난 2월 관련 시행령이 개정돼 객실이 30개 이상인 숙박업소의 경우 1%, 관광숙박시설은 객실 수와 관계없이 3%라는 비율이 강제됐지만, 이미 지어진 곳들에는 소급적용이 되지 않는 것도 한 원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애인 관광권이나 여가문화 등을 위해 올해 전수조사 후 지자체를 통해 시정명령을 하는 등 후속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장애인관광협회 홍서윤 대표는 "무장애 객실은 비단 장애인들뿐만 아니라 노약자나 아이를 데려온 가족들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며 "장애인 객실 투숙객이 없다면 비장애인들도 숙박하는 식으로 운영상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김형준 기자] redpoint@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