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법 대표발의, 투쟁 현장에서의 연대 활동 활발했던 노 의원
장애계, "고인의 뜻 이어 멈추지 않고 투쟁할 것"
등록일 [ 2018년07월24일 18시14분 ]
지난 2012년, 고 김주영 활동가 장례식에서 발언하는 노회찬 의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사망 소식에 장애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노 의원은 2005년 9월 20일 '장애인차별금지법(아래 장차법)'을 대표 발의했다. 그 이후에도 선거방송 수어 방영 의무화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장애인 관광권 활성화를 위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등 장애인 관련 법안을 다수 발의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는 23일 논평을 통해 "노회찬 의원은 장애인의 권리 쟁취, 장애인에 대한 차별에 함께 저항하고 싸웠던 의원"이라며 "고인은 사회적 약자들, 차별받는 사람들과 눈물 흘리며 그 고통을 함께 나누며 항상 그들의 편에 있었다. 그것이 정치이고, 희망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라고 전했다. 이에 "함께 투쟁했던 고인께 감사드리며 고인께서 이루지 못한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멈추지 않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역시 24일 논평을 내고 "장애인과 그 가족의 영원한 벗 노회찬 의원의 영면을 기원한다"라고 밝혔다. 부모연대는 "(노 의원은) 장애인의 교육과 보육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과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에도 언제나 함께했다.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장애인도 차별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멈추지 않고 투쟁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장애계 이슈 대부분이 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주요 파트너로 하는 것이지만, 노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이었음에도 장애계 투쟁에 연대해왔던 분"이라고 그를 기억했다. 박 대표는 "故김주영 동지 장례를 비롯해 각종 장애계 투쟁 현장에 찾아와 연대발언을 했고, 활동가들이 구치소에 수감되었을 때에도 도움을 많이 주었다"라고 회상했다.
노 의원이 장애계에 남긴 가장 큰 발자취는 장차법 대표발의다. 장차법 제정을 추진하기 위해 구성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아래 장추련)'의 사무국장이었던 박옥순 전장연 사무총장은 "당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었던 노 의원이 장차법을 대표 발의 한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박 사무총장은 "장차법은 장애인 당사자들의 경험과 목소리를 담아 만든, 장애인의 법이었다"라며 "이 법은 '복지'가 아니라 '인권' 차원에서 제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노 의원이 이러한 장애계의 의견에 동의해 대표 발의를 결심한 결과, 복지부 역시 이 법안에 기반한 법안을 만들게 되었다. 박 사무총장은 "노 의원 덕분에 장애인의 경험이 담긴, '우리의 법'이 반영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김영희 장추련 대표는 "당시 장차법을 만들기 위해 장애계에서 열심히 활동했지만,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 의원들도 제정에 회의적이었고, 발의에 관심이 없었다"라며 "그런데 그때 선뜻 발의에 앞장섰던 분이 바로 노회찬 의원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김 대표는 "노 의원은 진보정치가 불안정하던 시기였음에도 타협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진보정치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치열하게 고민했던 소중한 분이었다"라고 전했다.
노 의원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뤄지며, 27일까지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빈소가 마련된다. 26일(목) 오후 7시에는 장례식장 1층 영결식장에서 추모제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