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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으로 미리 즐기는 놀이공원? '촉각지도'로 탄생한 시각장애인의 바람

작성자 2021-10-15 최고관리자

조회 436

 

손끝으로 미리 즐기는 놀이공원? '촉각지도'로 탄생한 시각장애인의 바람

 

 

 

은수양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맹학교 인근 가게에서 서울어린이대공원 촉각지도를 살펴보고 있다. 류인하 기자

“여기에 무대가 있는 거죠? 빙글빙글 돌아가는 무대가 있는 거예요?”

서울어린이대공원 ‘촉각지도’를 한 손으로 짚어가던 은수(12·가명)가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김영미씨는 “응. 노래도 하고, 춤도 추는 공연을 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은수의 손은 정문을 지나 놀이동산 구역에 다다랐다. “나 여기서 놀이기구 타본 적 있어요?” 은수의 질문에 영미씨는 “롯데월드에 갔던 것 기억나? 서울어린이대공원도 가볼까”라고 물었다. 회전목마를 가장 좋아한다는 은수는 “가보고 싶어요”라고 했다. 은수는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는 전맹시각장애인이다. 은수에게 동물원과 놀이공원은 엄마의 설명으로 구현된 세상이다.

서울시가 제작한 ‘서울어린이대공원 촉각지도’는 은수와 같은 시각장애인과 그 형제자매를 위한 ‘어린이대공원 사용설명서’다. 시각장애인들이 손 끝으로 놀이공원 곳곳을 미리 익히고 가고 싶은 곳을 파악한 뒤 놀이공원을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디자인거버넌스 프로젝트다. 시각장애인의 형제들도 함께 지도를 볼 수 있도록 엠보싱처리된 점자 아래에는 비장애인용 활자지도도 그려넣었다.

점자지도는 저시력장애인 정예림씨가 처음 제안했다. 정씨는 시각장애인도 친구들 도움을 받지 않고 놀이공원의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도록 점자지도 제작을 서울시에 의뢰했고, 그의 제안은 현실이 됐다. 서울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공동작업을 추진해 2015년 첫 결과물인 과천 서울랜드 촉각지도를 내놨다. 2018년에는 기존 작업을 토대로 서울어린이대공원 촉각지도 제작에 들어갔다.

서울랜드 점자지도는 성인 시각장애인을 중심으로 제작했지만,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촉각지도에 경험카드를 추가했다. 가령 아이들이 많이 찾는 ‘상상나라’ 체험관을 촉각 체험카드로 만들어, 아이들이 체험카드를 손으로 읽으면서 가고싶은 장소를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나만의 코스를 만들고, 전체 지도에서 동선을 미리 정해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점자읽기가 미숙한 어린아이들을 위해 지도와 경험카드에 QR코드를 통한 음성안내 지원기능도 추가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서울어린이대공원 촉각지도 제작을 완료하고, 시각장애아동이 많이 이용하는 시각장애인복지관·점자도서관·맹학교·시각장애인학습지원센터 등에 배포했다. 어린이대공원 입구 또는 안내센터에서도 받을 수 있다.

서울시가 ‘디자인거버넌스 프로젝트’로 추진한 서울어린이대공원 촉각지도와 체험카드. 전맹시각장애인에서부터 비장애인까지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류인하 기자


은수는 어린이대공원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상상나라 ‘공이 둥둥 바람관’을 꼽았다. 파이프를 연결해 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만들고, 파이프 끝에 공을 올려 공이 뜨는 체험을 하는 곳이다. 영미씨는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아이가 체험카드와 촉각지도를 읽으며 설명을 듣더니 계속 ‘가 보고 싶다’고 했다”면서 “시각장애인들도 놀이기구 타기나 각종 체험하는 것을 많이 좋아하는데 점자지도가 놀이공원뿐 아니라 다양한 공공시설로 확대된다면 시각장애인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지금보다 더 많아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디자인거버넌스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간 ‘뇌성마비 아동 의복문제 해결 디자인’을 비롯해 ‘재활용품 배출방법 안내 서비스 디자인’ ‘학대피해아동의 마음을 치유하는 서비스디자인’ 등 20여개 프로젝트가 완성됐다. 시민들이 문제를 제시하면 서울시가 민·관 합동으로 해결방안을 내놓은 방식이다. 14일 서울시 관계자는 “시정서비스는 보편적인 다중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디자인거버넌스는 이 사각지대를 메우고, 소수의 특수한 요구사항이 보편적 서비스로 확대될 수 있도록 활성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시민들의 다양한 제안이 시정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다양한 창구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출처 : https://news.v.daum.net/v/202110141433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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